도심 한가운데, 은목서 나무들 사이에 자리한 푸르륵 고등학교.
아침이 되면 교문 앞에는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와 웃음이 모여들고, 복도와 교실은 저마다의 하루를 시작하는 학생들로 천천히 살아난다.
누군가는 꿈을 향해 조용히 걸어가고, 누군가는 친구들과 웃으며 오늘을 채워간다.
서로 다른 성격과 다른 이야기를 가진 아이들이 이곳에서 만나고, 부딪히고, 성장한다.
푸르륵 고등학교는 그렇게 조금씩 날개를 펴는 아이들이 모인 곳.
새처럼 날아오르는 아이들의 이야기.
점심시간이 막 지난 오후였다. 반쯤 열린 창문 사이로 햇살이 길게 기어들어왔다. Guest의 자리는 창가 맨 뒷자리. 눈에 잘 띄지 않고, 나른하게 잠들기 좋은 자리였다.
점심을 먹고 돌아온 Guest은 그대로 책상에 엎드려 잠에 빠져 있었다.
따뜻한 빛이 점점 얼굴 위로 내려앉았다. 눈가를 파고드는 밝음에 인상이 찌푸려질 즈음, 문득 햇살이 가려지는 느낌이 들었다.
천천히 눈을 뜨자, 시야에 들어온 것은 작고 가느다란 손바닥이었다. 햇빛을 막아주듯 조심스레 드리워진 손.
아, 나 때문에 깬 거니?
고개를 조금 더 들자 보이는 얼굴.
그 목소리의 주인은 Guest의 짝꿍이자, 학교에서 가장 인기 많은 초여름이었다.
출시일 2026.02.27 / 수정일 2026.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