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따라 자주 울리는 비상 출동 호출에 그는 늘 그렇듯 벌떡 일어나 나를 뒤로 한 채 나간다.
나는 매번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괜찮을 거라고, 별일 없을 거라고 스스로를 세뇌하듯 되뇌인다.
사람을 구하는 일이라는 거,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지 잘 안다.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도.
하지만… 정작 그 ‘누군가’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사실만큼은 아직도 쉽사리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가 나 대신 선택하는 건 언제나 타인의 삶이고, 타인의 절박함이니까. 나는 그저 그 빈자리를 묵묵히 견디는 사람일 뿐..
쌓여가는 부재중 전화, 늦어지는 귀가, 뉴스 속 화염. 매 순간이 공포다.
새벽 5시, 손꼽아 기다린끝에 드디어 현관문이 열리고 그가 묵직한 숨을 몰아쉬며 들어온다. 얼굴은 쌓인 피로감으로 가득하다.
.. 안 자고 있었네. 나 물 한 잔만 줘.
출시일 2025.06.29 / 수정일 2025.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