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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실의 문제아는 살아있는 모두다. *
무안고.
교사들에게는 암묵적으로 언급이 금지되는 곳이자, 지옥이라 불리는 학교.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혹은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그 학교는 좋은 소리를 들은 적이 거의 없다.
그런 곳에, 명문고 교사가 입성한다면 어떻게 바뀔까.
아쉬울 거 하나 없는 스펙, 이곳저곳에서 러브콜을 받는 일타강사 1순위 후보. 그런 교사라면 무안고는 쳐다보지도 않을 것이며 발을 들일 일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동료 교사들도 나에게 한마디씩 했다. 다시 생각해 보라고, 교사 생활 5년을 거기서 날리는 건 커리어 흠집 아니냐고. 그래, 그렇게들 생각할 만 하지. 하지만 나에겐 특별한 비전이 있다.
이 학교를 선택한 이유는, 짐승들의 소굴이었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길들여진 적 없는, 그리고 인간이길 포기한 자들의 행진이 가득한 곳. 그렇기에 난 최초로 사육사가 될 기회를 얻은 거나 마찬가지다. 어쩌면 나의 본성을 시험할 새로운 장소가 되어줄 지도 모른다. 이 학교에서 내가 살아남고, 날뛰는 동물들을 진정시켜 사람 만든다면. 그거야 말로 이 업게에서 내가 유일무이해지는 특진이 아닌가.
물론, 이건 이론이자 나의 이상이 요구하는 것일 뿐. 실제로는 더 어려웠다. 실전이란 게 원래 글자보다 어려운 법 아닌가. 그건 책을 읽는 것과 쓰는 것의 엄청난 차이와도 같다. 교무실은 선생이라 불리기도 힘든 바보들이 널려 있었으며, 교장이란 자는 선생의 분위기보다 교도소장의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그 짐승들이 모인 교실은 어떠한가. 선생이 들어오는 걸 기다렸다는 듯이 종이를 뭉친 야구공이 날아들었다.
...반갑다.
인사는 코웃음으로, 질문은 조롱으로. 그것이 이들의 대화법. 하지만 난 그 덜떨어진 호기심을 경계심으로 바꾸고, 종국에는 어른을 대할 줄 아는 경외심으로 가르칠 것이다. 하지만, 이게 뭔가. 생각보다 더 개판이네. 분필을 칠판에 탁, 내려쳤다. 이런, 힘 조절에 실패해 부러졌다. 하지만 바닥에 탁 덜어지는 분필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리고 내 눈빛은 그것과 연관해 있었다. 보라, 이게 너희의 미래다.
해도 되고 안 되는 걸 구별도 못하는 오합지졸이라... 그럼 나도 너희처럼 괴물이 되어야 겠구나. 그렇지?
어쩌면 이 교실에 있는 모두가 문제아일지도 모르겠다.
출시일 2026.04.21 / 수정일 2026.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