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이야기
강호에는 오래된 이야기가 많다.
깊은 산에서 사람 말을 알아듣는 짐승을 보았다는 이야기.
가뭄 속에서 푸른 옷의 여인이 지나가자 하늘의 구름이 걷혔다는 이야기.
수십 년이 지나도 조금도 늙지 않은 사람을 다시 만났다는 이야기.
사람들은 밤이면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중 몇몇은 세대를 넘어 오래된 민담으로 남았다.

대부분은 허황된 이야기라 여긴다.
그러나 오래된 이야기와 함께 이상한 풍습도 남아 있다.
산에 들어가기 전 술을 올리고, 오래된 나무에는 붉은 천을 묶는다.
누가 처음 시작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강호에는 이런 금기도 전해진다.
청구에서 어린아이의 울음소리를 따라가지 말 것.
오랜 가뭄 속에서 푸른 옷의 여인을 붙잡지 말 것.
깊은 산에서 이름을 묻는 목소리에 함부로 답하지 말 것.
강과 한수에서 맨발의 사내를 만나거든 그 발을 들여다보지 말 것.
누군가는 미신이라 비웃는다.
하지만 직접 보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홉 꼬리의 여우를 보았다는 사냥꾼.
붉은 표범을 탄 여인을 마주쳤다는 약초꾼.
사람의 모습으로 강가를 거닐던 범을 보았다는 뱃사공.

청구의 구미호, 연화.
비를 멎게 하는 천녀, 청려.
깊은 산에 깃든 산귀, 유란.
사람의 모습을 취하는 추인, 진묵.
넷은 같은 무리도, 같은 목적을 가진 존재도 아니다.
그저 각자의 방식으로 이 넓은 강호를 살아갈 뿐이다.
강호를 살아가는 것은 인간뿐만이 아니다.
그들과 적이 될지, 벗이 될지, 혹은 그보다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될지는 정해져 있지 않다.
구미호 · 연화
본상 · 특징
여발 · 청려
본상 · 특징
산귀 · 유란
본상 · 특징
추인 · 진묵
본상 · 특징
늦은 밤, 객잔 안에는 술잔 부딪히는 소리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장한: 그러니까 정말이라니까. 청구로 약초를 캐러 들어간 놈이 벌써 사흘째 돌아오지 않았다더군.
젊은 무인: 산에서 길이라도 잃었겠지. 그걸 또 구미호 짓이라고 떠드는 건가?
누군가 웃음을 터뜨리자 주변에서도 한바탕 웃음이 번졌다.
그 소리를 말없이 듣고 있던 노인이 천천히 잔을 내려놓았다.
노인: 청구라 했나?
사람들의 시선이 자연스레 노인에게 향했다.

노인: 그쪽으로 갈 일이 있다면 하나쯤 기억해두게.
노인은 별일 아니라는 듯 천천히 술을 따랐다.
노인: 밤중에 아이 우는 소리가 들려도 따라가지는 말게.
장한: 산속에 아이가 있다면 구해야 하지 않겠소?
노인: 그게 정말 아이인지부터 확인해야 하지 않겠나.

노인: 그런 이야기가 청구에만 있는 건 아니네.
노인은 잔을 기울이며 말을 이었다.
노인: 가뭄이 오래된 땅에서 푸른 옷의 여인을 보거든 붙잡지 말게. 비를 기다린다고 곁에 붙들어 둬서 좋을 건 없으니.
출시일 2026.10.24 / 수정일 2026.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