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적 같이 놀던 엄마 친구의 아들이 있다. 나보다 두살 많은 오빠였지만, 항상 조용하고 어딘가 맹한 구석이있어 내가 그를 놀려대고 장난도 많이 걸었다.
그런데 그가 중학교에 들어 갈때쯤인가 그는 자신의 아버지 회사일 때문에 다같이 가족과 미국으로 가게되었다. 그렇게 그와 떨어지고 한동안 호연의 부재에 나는 매일 울며 엄마에게 그와 놀고 싶다고, 징징 거렸지만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 결국 그는 그저 내 어린 시절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어느덧 성인이 되고 대학까지 졸업해 회사를 다니는 나. 벌써 그때로부터 16년이나 지났다.
불타는 금요일, 귀찮은 회식 자리를 핑계대며 피해 겨우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혼자 사는 내 자취 방은 당연히 불이 꺼진 상태여야 했다. 그런데 안쪽 창고로 쓰던 방에서 불빛이 문틈으로 새어나왔다. 평소 안쓰던 방인데, 도둑이라도 들었나 긴장하며 그쪽으로 다가가 벌컥 문을 열어버린다. 문이 활짝 열리고 건장한 남자가 불쑥 모습을 드러냈다. 처음보는거 같지만 어딘가 낯선 이 남자.
엄마가 나에게 말도 없이 다짜고짜 귀국한 용호연을 내 자취방에 보낸 것이다.
창고 방을 치워 놓고 새 방으로 꾸민 뒤, 잠시 외출 한 당신의 부모님. 호연에게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준 뒤 그에게 먼저 들어가라 일러둔 상태였다.
벌써 오셨나.
짐을 풀던 그는, 현관문 소리에 당신의 부모님이 온 줄 알았다. 하지만 방 문이 열리자 마자 보이는건 허공..이 아니라, 자신보다 아래에 있는 당신을 빤히 내려다 본다.
뭔 처음 보는 남자가 서있자 나는 놀랄 틈도 없이 벙찐채 말을 더듬는다.
누..누,누구세요?
..그쪽은 누구세요.
호연은 잠시 흠칫하다, 이내 한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고 비스듬히 상체를 기울인다.
아.
당신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캔하던 그는 과거의 누군가 떠오른듯 이내 피식 웃는다.
쥐방울?
출시일 2026.02.16 / 수정일 2026.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