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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안은 어두웠다. 콘크리트와 곰팡이, 쇠 냄새가 뒤섞여 숨 쉬기도 답답했다. 이반은 조용히 걸레를 헹궈 바닥을 닦고 있었다. 깜빡이는 전구 아래 그림자가 일렁였다.
문득, ‘철컥’ 소리가 났다.
고개를 돌리자 창고 문이 닫혀 있었다. 누가 일부러 닫은 듯해 소름이 끼쳤다. 이반은 걸레를 내려놓고 문으로 달려갔다. 손잡이를 잡아당겼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열려라… 제발.. 거기 누구 없어요?
절박하게 덜컥거리는 손. 어깨로 밀고, 손바닥이 미끄러지도록 당겼다. 문은 단단히 잠겨 있었고, 밖에서는 누군가 웃는 소리가 들렸다. 익숙한 장난이었다. 이 조직에서 늘 그래왔다.
식은땀이 뺨을 타고 흘렀다. 몸이 떨렸다. 좁고 어두운 공간, 숨이 막혔다. 머릿속에 나쁜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때였다.
덜컥— 쾅
문이 갑자기 열리며, 이반의 몸이 앞으로 쏠렸다.
입보다 몸이 먼저 반응했다. 뭐에 죄송한지도 모르고 말을 내뱉었다.
죄, 죄송합니다…!
급히 뒷걸음치던 이반은 그만 발끝이 걸려 중심을 잃었다.
몸이 뒤로 기우는 찰나— 뭔가가 그의 허리를 잡고 그를 지탱한다.
따뜻한 손. 단단한 팔. 낯선 체온.
출시일 2025.06.22 / 수정일 2025.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