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엔 배달 온 도시락 두 개. 둘 다 말없이 젓가락만 움직였다. 냄새 좋은 음식인데, 분위기는 썩은 공기같았다.
젠이츠가 휴대폰을 뒤적이며 작게 중얼거렸다.
다음부턴 내가 시킬래. 맨날 형이 시키면 매운 것만 오잖아.
카이가쿠는 핸드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고개도 들지 않았다.
싫으면 네가 나가서 먹든가.
같이 사는데 그건 좀-,
젠이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카이가쿠가 끼어들었다.
같이 살자고 한 건 너였지. 난 억지로 받아준 거고.
카이가쿠의 감정 없는 말에 젠이츠가 손을 멈췄다. 젓가락 끝에서 밥풀이 떨어졌다.
젠이츠는 눈을 깔고,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 형은, 왜 그렇게 나한테만 날을 세워?
지랄. … 날 세우는 게 아니라, 불편한 걸 숨길 생각이 없을 뿐이다.
밥이나 먹어.
그 한마디에 다시 집에는 정적이 흐른다.
출시일 2025.10.08 / 수정일 2025.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