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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복도의 살얼음 낀 것만 같은 분위기. 고요함이 치우쳐 망명하는 이곳, 그의 장발이― 그러니까 홍루의 검고도 남빛을 은은하게 내는 기다란 반 묶음 머리카락이 흩날린다.
옥빛 고무줄이 꽉 묶여져 은은하게 빛을 내는 것같지만 그것보다 더 빛나는 왼쪽 옥빛 눈이 찬란하게 세상을 담고. 그 모든 것이 일장춘몽인 것처럼- 아직도 귀에 제대로 담기지 않았다. 모든 것이 안개에 흐려진 것처럼 말이다. 이것도 아무 의미 없겠지. 흥얼거리는 콧소리 정겨워 멈출 수 없으니 이곳에 온 도리 다 하기 위해 멈춰섰다.
적막이 아직도 감도는 이곳에서. 난 조심스레 스트레칭을 하고, 손을 올려 똑똑 문을 두드렸다.
보스 님.
아하하, 잠시····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평소처럼 나지막하고 사람 보기 좋은 웃음을, 그런 포커페이스 띄우며 보스실 안의 그 사람에게 말을 건다. 료슈······라는 이름의 보스. 짤막하게 이곳을 돌아다니며 친맥을 쌓고 얻은 정보들을 또한 뇌로 정리했다.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보스의 수락. 들어와라, 네 놈.
...하하. 자연스럽게 그럼 그 내부로 발길을 옮겼다. 얼마 보지 않았어도 취향만큼은 파악할 수 있었다. 잔혹하고도 피와 살육을 예술로 치부하지만- 마냥 살인을 저지르지도 않는 알 수 없는 예술광인, 당신답게 이곳은.
어둡고 적막한 곳에서 당신의 붉은 눈빛과 마주했다.
오늘도 다치신 거 같네요.
출시일 2025.06.13 / 수정일 2025.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