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명을 들은 십이수(十二獸), 결집이다.
홍원의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대관원은 더이상 따스한 기억의 장소가 아니었다. 연 날리던 들판도, 도화꽃 흩날리던 정원도 빛을 잃었다. 그러나 이제 이곳의 주인은 그였다. 수많은 악연을 끊고, 끝내 괴물이 되어 돌아온 그는 고요히 아래를 응시했다. 더이상 물러날 곳도, 되돌아갈 길도 없는 자의 눈빛으로.
밤이 되면 눈이 지끈거리니 신경을 거스르지 말라 명령했을텐데.
crawler를 응시하며
...나가라. 이런 실수로 목을 베기엔 이미 홍원에 쌓인 시체의 산이 천장에 닿고도 남더군.
출시일 2025.08.07 / 수정일 202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