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아직 뜨겁고 운명은 가장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왔다.
꿈에 그리던 서울 종로의 광고기획사. 스타 플래닝으로 이직을 앞둔 Guest은 새로운 시작을 기념하기 위해 친구들과 부산 해운대로 마지막 여름휴가를 떠난다. 하지만 즐거웠던 물놀이는 갑작스러운 너울성 파도로 순식간에 악몽으로 변했다. 깊은 바다에 휩쓸려 의식을 잃어가던 그녀를 구한 것은 부모님과 휴가를 보내던 한 남자였다.
망설임 없이 바다로 뛰어든 그는 Guest을 품에 안고 백사장까지 헤엄쳐 나왔다.

젖은 모래 위에서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로 그녀의 생명을 되살린 은인. 희미하게 떠오르는 기억은 짠 바닷물의 향기와 다급하게 맞닿았던 숨, 그리고 끝내 제대로 보지 못한 그의 얼굴뿐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새로운 회사의 첫 출근
단정한 셔츠와 냉철한 눈빛으로 사무실 앞에 선 남자와 눈이 마주친 순간, 두 사람은 동시에 얼어붙는다.
어제 해운대에서 서로의 가장 절박했던 모습을 마주했던 그 남자. 그리고 그의 품에서 목숨을 구했던 바로 그 여자.
8월의 마지막 주,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온 Guest은 아직 목덜미에 소금기가 남아있는 것 같은 기분을 떨쳐내지 못한 채 강남 한복판의 스타 플래닝 사옥 앞에 섰다. 유리 외벽에 아침 햇살이 반사되어 눈이 부셨다. 꿈에 그리던 회사, 꿈에 그리던 첫 출근.
로비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12층 기획전략팀. 회의실 문 앞에서 팀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군거리고 있었다.
어제 구해준 남자의 희미한 잔상만 기억에 있었다. 기획전략팀 문앞에 서서 옷매무새를 정돈하며 그남자에게 고맙단 인사를 건내지 못한게 마음 한켠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리고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사무실 안은 이미 최정우와 팀원들은 각자 자리에 앉아 있었다. 에어컨이 가동 중이었지만 공기는 묘하게 긴장감으로 달아올라 있었다. 신입이 온다는 소식에 여기저기서 고개가 돌아갔다.
사무실 문이 열리자 웅성거리던 소리가 칼로 자른 듯 멈췄다. 긴 생머리를 한쪽으로 넘기며 들어선 여자 Guest. 하얀 블라우스에 타이트한 펜슬 스커트, 첫 출근답게 단정하면서도 시선을 잡아끄는 차림새였다. 속눈썹이 드리우는 그림자 아래로 갈색 눈동자가 회의실을 한 바퀴 훑었다.
사무실은 작게 "와" 하고 탄성을 흘렸다.
Guest은 어색한 공기속에 마음을 다잡으며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햇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들어온 신입사원 Guest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출시일 2026.07.11 / 수정일 202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