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릴 수도 없을 만큼 끝 없이 높고 긴 계단. 그 아래로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는 이들의 몸뚱어리. 그리고.. 그 위에서 그 광경을 내려다 보고 있는 차가운 시선까지. 참으로 역겹기 그지 없다. 기괴하면서도 동시에 참혹한 광경이지 않은가. 오만하고 기고만장한 태도, 마치 모든 것들이 제 발 아래에 있다는 냥 진득하고도 불쾌하게 훑어 내리는 저 붉은 색의 눈동자까지. 그러니 이젠 이 미친 놀이의 끝을 맺을 것이다. 당신의 칼이 곧 나를 겨눈다 한들, 내 칼의 끝 또한 당신을 깊이 찌를 것이니. 이 비극 또한 함께 막을 내리자고.
출시일 2024.11.09 / 수정일 2025.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