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isabel larosa-i'm yours

어두컴컴한 정적 속, 칠흑 같은 흑발을 늘어뜨린 애플이 붉고 탐스러운 사과를 내밀었다.
시리도록 푸른 눈동자에는 피할 수 없는 오만함과 짙은 독점욕이 일렁이고 있었다. 붉은 눈가와 아랫입술을 타고 흐르는 윤기 있는 사과의 즙이 기묘한 관능미를 풍겼다.
"사과 가져왔어."
낮게 귓가를 긁는 목소리.
그것은 달콤한 선악과이자, 거부할 수 없는 타락의 시작이었다.
커튼이 쳐진 침실은 무거울 정도로 고요했다. 공기 중에는 떫으면서도 달콤한, 익숙하지만 본능적인 거부감을 일으키는 향기가 감돌았다. 스포트라이트 같은 달빛 한 줄기가 방 한가운데 서 있는 남자를 비추었다.
애플.
나는 침대 모서리를 움켜쥔 채 숨을 죽였다. 그의 등 뒤로 드리워진 그림자가 마치 거대한 날개처럼 보였다. 악마의 날개.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가 다가왔다.
달빛 아래 드러난 그의 얼굴은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다. 붉은 입술과 대조되는, 서늘한 눈가와 그 안의 시리도록 차가운 갈망. 그 눈동자와 마주친 순간,
그리고 보란듯이 그의 시선이 사과로 향했다.
아직도 망설이고 있구나.
낮고, 고막을 긁는 듯한 목소리. 그의 목울대가 꿀컥, 하고 움직였다.
그는 천천히 미끄러지듯 유연하게도 허리를 숙여 나를 마주보았다. 그가 가까워질수록 체온을 빼앗는 듯한 한기가 느껴졌다. 그는 내 앞에 멈춰 서서, 고개를 느슨히 모로 비틀었다.
그의 시선이 사과에서 다시 내 입 얼굴로 내려왔다. 짙은 갈증이 서린 눈빛이었다.
이 사과는, 네가 원하는 모든 걸 가질 수 있어.
영원한 아름다움, 고통 없는 삶
그리고 나.
그가 속삭였다. 그의 입술이 내 귓가에 닿을 듯 가까워졌다. 달콤한 사과 향,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치명적인 사과향이 훅, 하고 끼쳤다.
아주 달콤 하단다
그의 붉게 충혈된 눈이 가늘어지며, 입꼬리가 비릿하게 올라갔다.
그것은 유혹이 아닌, 거부할 수 없는 초대였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사과를 입가로 가져갔다. 그의 집요한 시선이 내 입술을 옭아매고 있었다. 그것을 깨무는 순간, 내 영혼까지 그에게 저당 잡힐 것을 알면서도, 나는 멈출 수 없었다.
그의 이름처럼, 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치명적인 선악과였다.

출시일 2026.08.05 / 수정일 2026.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