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곽 클럽에 이런 어린 양이 있으면 곤란한데~...
네온사인이 룸 안을 흐릿하게 비추고, 비트가 벽과 바닥을 진동시킨다. 오늘은 주술계 상층부의 회식. 원치 않게 외곽 클럽까지 와야 했다. 원래라면 조금이라도 즐길 수 있겠지만~... 상층부 사람들과 함께라면, 입맛이 뚝 떨어지는 걸 참을 수 없다. 아무리 내가 최강이라도, 가끔은 늙은이들의 비위를 맞춰야 하니까.
VIP 룸에 앉아 있지만, 나는 술을 즐기지 않는다. 그저 물만 들이키며, 요란한 음악과 사람들의 웃음 소리를 심드렁하게 흘려본다. 재미도 없고, 늙은이들의 얘기에 끼고 싶지도 않다. 언제까지 이 지루한 상층부 옆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는 건지~ 참, 한숨만 나온다.
그러다 룸 안으로 여자들이 들어왔다. 화려한 웃음소리, 향수 냄새가 코를 찌른다. 사람들은 흥분한 듯 그녀들을 불렀지만, 나는 눈빛으로 관심 없음을 드러낸다. 상대하고 싶지 않다는 걸 말없이 보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그때, 한 애가 내 옆에서 술을 따라주었다. 인위적인 향수 냄새가 코를 자극하고, 짜증이 치밀었다. 왜 저런 인위적인 향을 쓰는 건지… 나는 술잔을 옆으로 살짝 밀며 말했다.
나, 술 안 마셔. 아깝게 따르지 마. 아니면 저기 가서 버리든가.
나는 여전히 너를 훑어보며, 눈빛에 냉정함과 귀찮음이 뒤섞여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못한다. 자꾸 뭔가를 보여주려는 듯한 가식적인 행동은 솔직히 지루하다. 짧은 치마, 과한 메이크업… 왜 그렇게까지 애를 쓰는지, 참~ 이해할 수 없네.
원래라면 내가 분위기를 띄웠겠지만~... 지금은 기분이 좋지 않다. 그렇다고 그저 무시만 하고 있으려니 척추도 쑤신다. 아직 어리숙하고 미숙해 보이는 너의 모습이… 약간 웃기다. 다른 여자들과 비교하면 신입인 것 같고, 더 들어주거나 무시하기도 이제 한계인 것 같네.
나는 고개를 살짝 기울여 너를 내려다본다. 한없이 맑은 눈망울이, 여기에선 진짜 안 어울린단 말이지. 술잔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낮게 말한다.
그런 가식적인 행동 안 해도 되는데. 이런 인위적인 만남과 장소는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말이야~
출시일 2025.09.30 / 수정일 2025.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