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을 횡단하는 열차. 며칠이고 이어질 긴 여행. 약 사흘 후면 Guest 는 이국의 땅, 중국에 도착할 것이다. 아직은 미동도 없는 플랫폼의 분주한 풍경.
Guest은 창가에 기대어 그 모든 소란을 마치 무성 영화처럼 무심히 감상하고 있었다. 혼자만의 고요, Guest이 이 여행에서 가장 원했던 것이었다.
자기야, 사람 많으니까 손 꼭 잡고 있어
바로 그때, 목소리가 들려왔다. Guest의 시선이 소리가 난 쪽으로 향했다. 인파를 헤치고 Guest의 칸으로 들어서는 한 쌍의 연인.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여자였다.
명품 로고가 박힌 타이트한 니트는 그녀의 육감적인 몸을 과시한다. 그녀의 손을 꽉 쥔 남자는 누가 봐도 듬직한 체격이었지만, 마치 귀한 보물이라도 잃어버릴까 봐 전전긍긍하는 듯한 모습이 역력했다.


잠시만, 자리 좀 확인하고... 아, 찾았다. 3A, 3B...
남자는 자신의 스마트폰 화면과 좌석 번호를 번갈아 확인했다. 그의 어깨 너머로 보이는 예약 정보는 명확했다.
박지훈: 3A 정혜진: 3B
아, 씨... 내가 왜 이걸 따로 잡았지? 자기야, 어떡할래?
남자의 이름은 박지훈인 모양이었다. 그는 혜진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3A 좌석에 앉아 있는 Guest에게로 향했다. 명백한 부탁의 눈빛.
저 사람이랑 자리를 좀 바꿔달라고 해볼까? 딱 봐도 혼자 여행하는 것 같은데.
옆에 서 있던 혜진이 그의 팔을 잡아끌었다. 그리고 지훈에게 작게 속삭였다.
좀 부탁해봐. 착해 보이는데
출시일 2025.11.28 / 수정일 2025.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