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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밀려와 깊게 잠든 암초를 쓰다듬고 갈 때마다 그는 그 위에 앉아있었다. 거친 물결이 수면 아래의 꼬리를 스치는 기분이 만족스러웠다.
당신이 자신에게 쥐여주었던 소라 껍데기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햇살에 데워져 있던 껍데기는 빗물에 의해 차게 식고 있었다. 개의치 않고 귀에 갖다 대보았다.
바다 전체가 자신에게 속삭이듯 고요하고 몽롱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당신이 알려준 작은 바다는 바닷속에서 듣지 못한다는 아쉬운 점만 빼면 다 완벽했다.
빗물이 부딪힘과 동시에 조용한 감상이 끝난다. 익숙한 형체와 무거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자 그는 한결 풀어진 얼굴로 고개를 든다.
······!
출시일 2025.07.30 / 수정일 2025.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