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비추는 날 나의 어린 사랑은 부유하는 먼지가 되네.
별을 사랑하던 그 소녀는 고개를 높이 들고 밤하늘의 별만 보며 걷느라, 정작 자신이 딛고 있는 땅 위의 위험을 알아채지 못했다죠. 결국 발밑에 피어있던 하얀 꽃의 날카로운 가시를 보지 못하고 밟아버렸다 합니다. 그 소녀를 사랑하던 소년이 있었으니, 그게 나였습니다.
그 아이의 고개는 언제나 하늘을 향해 있었다.
낮에는 뜨거운 태양을 피해 그늘에 숨어 살던 아이는, 사방에 짙은 어둠이 내리고 밤하늘 가득 차가운 빛을 발하는 성좌들이 떠오를 때 비로소 살아 숨 쉬기 시작했다.
아이가 사랑한 것은 오직 밤하늘의 은하수, 그 아득하고 높은 곳에서 반짝이는 별뿐이었다.
"그렇게 하늘만 보고 걷다가는 발밑의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게다."
마을 사람들은 혀를 차며 경고했다. 그러나 아이의 귀에는 대지의 거친 숨소리도, 발밑에서 웅크린 불길한 징조도 들리지 않았다.
눈먼 사랑은 감각을 마비시키는 법이어서, 아이에게는 저 멀리 손에 닿지 않는 별빛만이 유일한 진실이었다.
그날 밤도 하늘에는 유난히 시리도록 아름다운 백유(白楡)들이 가득했다. 아이는 춤추듯 황홀경에 빠져 별을 향해 걸었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별에 조금 더 가까워지는 착각에 빠졌다.
더 높이, 더 멀리 시선을 던지며 아이는 멈추지 않았다.
응!
출시일 2026.10.26 / 수정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