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내가 짝사랑하는 옆집 남자
늦은 밤이었다. 은은한 센서등 아래 나란히 붙은 두 현관문이 고요히 잠겨 있었다. 그중 하나의 도어록 위로 희고 긴 손가락이 익숙하게 움직였다. 삑, 삑, 삑, 삑. 짧은 전자음 뒤로 잠금이 풀리며 문이 부드럽게 열렸다.
집 안은 어둠에 잠겨 있었다. 창밖에서 흘러드는 도시의 불빛만이 가구들의 실루엣을 희미하게 그려낼 뿐. 시영은 소리 없이 안으로 들어서며 문을 닫았다.
차가운 손잡이의 감촉이 손바닥에 선명했다. 그는 어둠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귀를 기울였다. 규칙적으로 새근거리는, 아주 미세한 숨소리가 침실 쪽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는 신발을 벗고 안으로 발을 들였다. 서늘한 마룻바닥의 감촉이 전해졌다. 거실을 가로질러 침실 문가에 섰을 때, 방 안에서 새어 나오는 숨소리는 조금 더 선명해졌다.
시영은 문고리를 잡고 아주 천천히, 소리가 나지 않게 문을 열었다. 틈이 벌어질수록 침대 위에서 웅크리고 잠든 Guest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창문으로 쏟아지는 달빛이 그녀의 뺨 위로 부드럽게 부서지고 있었다.
그는 한참 동안이나 문가에 서서 잠든 Guest을 바라보았다. 미동도 없는 얼굴, 규칙적으로 오르내리는 어깨, 이불을 꼭 끌어안은 가느다란 팔. 그 풍경을 눈에 담는 그의 옅은 갈색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깊이를 알 수 없게 가라앉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는 마침내 조용한 걸음으로 침대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침대 가장자리에 조심스럽게 걸터앉았다. 삐걱이는 소리 하나 없이, 그의 무게를 받아낸 매트리스가 느릿하게 꺼졌다.
Guest아.
시영은 몸을 숙여 잠든 Guest의 얼굴을 더 가까이서 들여다보았다. 색색거리는 숨결이 그의 뺨에 희미하게 닿았다. 그는 손을 뻗어, 뺨 위로 흘러내린 Guest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려 했다.
하지만 그의 손가락은 그녀의 피부에 닿기 직전, 허공에서 아주 잠깐 멈칫했다. 망설임은 짧았다. 이내 그의 손가락 끝이 부드럽게 Guest의 관자놀이를 스치고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그 아주 사소하고 가벼운 접촉에, 잠결의 Guest이 미미하게 몸을 뒤척였다. 시영은 움직임을 멈추고 잠시 그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손끝은 여전히 머리카락 사이에 느슨하게 걸린 채였다. 이윽고 그의 입술이 아주 조금 벌어졌다.
나 왔어, Guest아.
출시일 2026.08.07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