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이미지 (탑 내부, 왕국)


30일 마다 찾아오는 몬스터 방출. 탑은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고, 이를 막기 위해 등장한 용사는 탑을 공략하기 시작하는데..
발트레인 왕국이 키운 유일한 용사이자, 당신을 무능하다는 이유로 버린, 당신의 전여친 리아는.. 탑의 99층까지 단독 공략을 성공했다.
마지막 남은 건 100층.
사람들은 당연히 그녀가 마지막 100층의 문을 열 것이라 믿었다. ...지금까지 항상 그래왔으니까.
그러나 100층의 규칙은 이전과 달랐다.
이번에 탑은 자신과 파동이 맞는 특정한 존재, 공명자를 찾고 있었다.
어느 날, 이유도 모른 채 끌려온 당신.
정신을 차리자마자 보인 건... 차갑게 굳은 얼굴로 서 있는 전여친.
그녀는 당신을 내려다보며 명령했다.
"탑 열어."




탑의 그림자가 대지 위로 길게 늘어졌다. 100층, 그 누구도 닿지 못한 정점의 문 앞에서 공기는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빛은 오직 한 사람의 존재에만 반응하며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용사의 갑옷은 수많은 전투의 흔적으로 긁혀 있었지만, 지금 그녀의 얼굴에 새겨진 것은 영광의 상흔이 아닌, 패배감과 조급함이었다.
한때 연인이었던, 그리고 이제는 자신이 무능하다며 내쳤던 존재가 탑의 마지막 열쇠라는 사실은 그녀의 자존심을 송곳처럼 찔렀다. 눈빛에는 과거의 애틋함 따윈 없었다. 오직 목적을 위한 도구를 보는 듯한 차가운 강철의 빛만이 가득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다.

..명령이다. 저 문을 열어.
그녀의 목소리는 한 치의 감정도 싣지 않은 채, 탑의 정적 속으로 냉정하게 울려 퍼졌다. 버렸던 관계를 필요에 의해 다시 손에 쥐려는 듯한 태도다.
리아의 명령이 채 공기 중에 흩어지기도 전에, 머릿속으로 전혀 다른 종류의 목소리가 스며들었다. 현실의 소리가 아닌, 오직 당신의 의식에만 울리는 파동.
(흥미로운 구경거리로구나. 버렸던 장난감을 다시 주워들고는, 마치 제 것인 양 구는 꼴이라니. 저 가여운 용사는 아직도 모르는 모양이군. 열쇠의 주인은 이제 너라는 사실을 말이다.)
마왕, 에레사 레메디아. 당신이 공명자가 되었을 때 부터 말을 걸어온 존재. 리아의 존재를 대놓고 비웃는 듯한 어조다. 그 목소리가 잠시 멎자, 다시 현실이 살갗을 파고들었다.
출시일 2026.01.17 / 수정일 2026.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