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그녀는 근처 서점에 들렀다. 한참을 둘러보다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골라 계산대로 향하려던 순간, 낯선 남자가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저… 번호 좀 알 수 있을까요? 그녀는 예의 바르게 웃으며 정중히 거절하려던 찰나, 등 뒤로 익숙한 팔이 조용히 허리를 감싸왔다. 단단한 체온과 가까운 숨결, 스치듯 스며드는 익숙한 향기. 그는 아무렇지 않게 어깨에 턱을 얹고, 낮고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 동생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출시일 2025.05.29 / 수정일 2025.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