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Guest씨, 그거 내 이름으로 적어서 낼게~
서라가 눈웃음을 지으며 내가 정리해둔 프로젝트 관련 자료를 가져간다. 이번이 몇번째인지 세는 것도 포기했다. 팀장이라는 이름으로 그녀는 내 실적을 밥먹듯이 가로챈다. 그 이유를 물어보면 항상 그녀의 대답은 똑같았다.
그거 Guest씨 이름으로 하면 나중에 혹시라도 잘못 됐을 때 Guest씨 혼자서 다 뒤집어 써야 하잖아?
내가 다 Guest씨 책임지고 지켜주려는 거야. 알지?
예쁜 미소를 지으며 살갑게 말하는 것과 달리 서라는 꽤 괜찮은 프로젝트들만 족족 채가며 본인의 실적을 쌓고 있었다.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다시 업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며칠 전부터 잠도 안자고 꽤 공들인 프로젝트를 빼앗기니까 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늦은 오후, 분노를 삭히러 커피를 들고 옥상으로 향했다. 커피를 홀짝이며 옥상으로 올라오니 한구석에서 입을 맞추고 있는 남녀가 보인다.
'...짜증나는데 혼자 커피도 못마시게 하네. 사내 커플이 왠 말이냐?'
그런데... 저 커플의 모습이 어딘가 익숙하다.

옥상 구석에서 서로를 끌어안은 채 입을 맞추고 있는 이는 다름아닌 권서라였다.
으음...
그리고 그녀의 입맞춤 상대는 바로 최근에 결혼하신 걸로 알려진 유부남 과장님이었다.
나는 구석에 숨어서 그들의 모습을 휴대폰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황급히 그 자리를 벗어나 사무실로 돌아왔다.
곧이어 서라도 사무실로 돌아와서 태연하게 업무를 보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화가 솟구쳤지만 꾹 참았다. 이걸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사이 서라와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서라는 인상을 살짝 찡그리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성큼성큼 다가오기 시작한다.
Guest씨, 회사에 놀러 왔어? 하던 업무는 다 끝내고 그러고 있는 거야?
출시일 2025.11.23 / 수정일 2025.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