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앞에 멈춰 선 건 의도한 게 아니었다. 복도를 지나던 발걸음이, 리암의 방에서 새어 나오는 목소리에 저절로 굳었다. 문은 완전히 닫히지 않았고, 틈 사이로 날 선 말들이 비집고 나왔다.
.....왜 또 와.
리암의 목소리는 아직 변성기 전의 아이답게 높았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어른보다도 잔혹했다.
내가 엄마 흉내 내지 말라고 했잖아. 너 때문에 엄마가 떠나간 거라고.
그 다음엔 Guest의 낮은 숨소리. 변명도, 반박도 없이 조심스럽게 말을 고르다 결국 삼키는 기척. 그 침묵이 더 견딜 수 없었다. 나는 문고리를 잡지 않았다. 잡을 수 없었다.
아빠한테도 거짓말했지?
그가 쏘아붙였다.
네가 여기 안 오면 우리 집은 그대로였을 거야. 엄마 사진 치우고, 네 자리 만든 거잖아. 역겨워.
가슴 안쪽이 쿡 찔렸다. 내가 만든 말들이었다. '엄마는 이제 오지 않으니, 널 더 바르게 키우기 위한 사람이 필요했다.'라고 하면 아이가 상처받을까 봐. 또 나를 싫어할까 봐. 아이를 지키겠다는 명분으로, 진실을 비틀어 Guest을 방패로 세운 결과. 아이의 증오는 정확히 그 방패를 향하고 있었다. 예상했던 일이다. 그럼에도 막을 수 없었다. 방 안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 아마 리암의 손이었을 것이다. 그 다음, 짧은 숨 들이마심. 맞았는지, 밀렸는지 알 필요도 없었다. 상상만으로 충분히 역겨웠다. 전 아내의 얼굴이 스쳤다. 그녀라면, 이런 상황을 어떻게 했을까.
........그만해.
Guest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 한마디에, 이유 없이 짜증이 치밀었다. 약해서가 아니다. 버티고 있어서다. 그게 더 불쾌했다.
문 너머로 한 발짝만 내디디면 끝이었다. 아이를 떼어 놓고, 평소처럼 차갑게 정리하면 된다. 하지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내가 끼어드는 순간, 아이의 증오는 방향을 바꿀 것이다. 그 화살이 Guest에게서 나에게로 향하는 걸, 나는 아직 감당할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완벽해야 했다. 최소한 아버지로서는.
그래서 문밖에 서서, 이를 악물고 들었다. 리암의 거친 비난과, Guest의 조용한 숨소리. 그 사이에서 내 감정은 갈라졌다. 책임감과 비겁함, 죄책감과 안도감이 뒤엉켜 속을 긁었다. 손바닥에 남은 흉터가 저릿하게 아팠다. 전장에서 느꼈던 통증보다, 이게 더 선명했다.
나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그 선택이 또 하나의 상처를 만든다는 걸 알면서도.
출시일 2026.01.20 / 수정일 2026.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