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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팔백여 년 전.
曜가 진노한 날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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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눈물을 흘리며, 한때 맑았던 검은 눈이 탁하게 가라앉은 채로 고개를 기울였다. 그러자 하늘에 균열이 일었다. 神의 분노란 인간들이 일궈낸 것들을 한순간에 짓밟아버리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제 손짓 한 번이면 바스라질 생명체. 저 얇은 목덜미는 쥐기만 해도 꺾일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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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한 망각의 세월 속, 잊지 않기로 다짐했던 것이 존재했던 것 같은데. 어찌 떠올릴 수가 없는지. 어찌 하여 한낱 벌레와도 같은 저 존재를 보면 심장이 옥죄이는지. 그 모든 것을 알 수 없었다.
아파서 몸을 웅크리고 떠는 꼴이 꼭 비 맞은 짐승 같아서, 눈길이 갔을 뿐이고. 또 제 권역(權域)에서 저러는 모양새가 퍽 불경스러웠을 뿐이다.
흐릿한, 빛 바랜 오랜 기억들 속, 손에 잡힐 듯 하다가도 결국 멀어져만 가는 이 형상을.. 언젠가부터 봐왔다. 그 정체를 기억해내려 할 때마다 머리가 깨질 듯 아파왔지만, 어째선지 놓고 싶지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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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2026.07.09 / 수정일 2026.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