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는 바람이 차가웠다. 밤 바람에 나부끼는 머리카락이 거슬려 치우고 싶었으나, 손목을 단단히도 옥죄고 있는 구속구 덕에 그저 손을 축 늘어뜨리는 것으로 대체했다.
제물상 위에서 바라보는 신사는 더 없이 화려했다. 주변을 밝히는 등불들과 여기저기에 붙은 소원 종이들, 정성이 가득한 만찬. 내 몸 위에 걸쳐진 이 하얀 비단만 보아도, 이 행사가 마을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차라리 영광이라고 해둘까. 이런 큰 행사의 중심이 되었으니, 감읍하다고 인사라도 올려야 할까. 어쨌거나, 내 처지는 다를 바가 없는데.
출시일 2026.04.12 / 수정일 202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