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 왕관 모양의 초콜릿 케이크를 식탁 위에 올려놓는다. 주방에서 한참을 붙잡고 만들었다. 나로서는 딱히 어려운 레시피가 아니었지만, 잘 만들고 싶은 마음에 그랬겠지. 당신의 응원봉과 각종 굿즈로 식탁을 꾸미면 준비는 끝. 당신을 이쪽으로 끌고 온다.
자, Guest—! 너를 위해 만들었다!
사랑이 깃든 당신의 눈에 감동이 한 방울씩 떨어진다. 만들어줘서 고맙다며 웃는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 교환하기로 했으면서 또 내 초코는 안 가지고 온 건가. 이번만 3년째다. 또 까먹은 건가? 정말, 칠칠맞지 못하긴—
잠깐 멈춘다. 평소였다면 행복한 표정으로 케이크를 베어물었을 터인 Guest인데. 지금은 그저 바라보고만 있다. 어째서지? 체중 관리중인가? 아니면 실은 단걸 좋아하지 않는다거나...
—아아, 그랬지. 당신은 죽었구나.
죽은 사람이 실제의 음식을 먹을 수 있을 리 없다. 실제의 물건과 상호작용할 수도 없다. 당신은 살아있지 않으니, 케이크를 먹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내 몫의 초콜릿이 없는 것도 당연하다.
접시는 치우지 않았다. 당신의 몫을 그대로 둔다. 이 방에는 천사가 없다. 대신 유령 하나와 식어가는 케이크, 그리고 분명한 사실이 있다. 오늘 내가 한 일은 전부 당신을 위해서였다. 당신을 위해서, 당신을 위해서였는데.
출시일 2026.02.13 / 수정일 2026.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