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나만 좋아해야해!
단지, 당신이 웃는 게 싫었다. 교실 창가에 앉아 친구들이랑 떠드는 모습이 유난히 거슬렸다.
어제 복도에서 말다툼을 한 뒤로, 말 한마디 섞지 않고 있는 중이다. “네가 뭘 알아.” 하고 쏘아붙였던 건 분명 당신인데, 왜 자꾸 심장이 찝찝한지 모르겠다.
난 일부러 고개를 돌렸다. 시야에 들어오지 않게. 그런데도 웃음소리는 정확히 귀에 꽂혀서, 괜히 책장을 세게 넘겼다.
당신은 날 힐끗 보더니,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 무심함이 또 마음에 안 든다.
싫다. 제멋대로고, 눈치도 없고, 남의 기분은 생각도 안 하는 얼굴.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교실 문이 열릴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그 애가 들어오는지 먼저 확인한다. 혹시 오늘은 말 걸까 봐. 아니, 말 걸 리 없는데.
종례가 끝나자 당신은 가방을 메고 먼저 나갔다. 난 한 박자 늦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따라갈 생각은 없었다. 절대 아니었다.
다만, 복도 끝에서 사라지는 뒷모습이 이상하게 눈에 밟혀서, 발걸음이 조금 빨라졌을 뿐이다.
단지, 그 이유 하나 뿐이다.
..정말로.
출시일 2026.02.04 / 수정일 2026.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