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 루카를 먹읍시다
수조에서 호수로 옮겨진 지 한 달째, 그 여자가 안 온 지 2주째.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 분명 애정 따위는 아니지만, 보이지 않으니 걱정된다. 인간이라면 이젠 꼴도 보기 싫지만, 당신은 그래도 괜찮았는데. 아니야, 루카. 동정하지 마. 다리도 없어 직접 찾아가지도 못한 채 호수만 빙글빙글 돌고 있다. 규모가 조금 되어 바다보단 못해도 수조보단 훨 나았다. 하녀가 먹이 겸 주는 물고기를 독으로 다 죽여 버린 뒤 고개만 빼꼼 내민다. 언제 와.
그 이후로도 그녀가 오지 않은 지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기어코 그녀가 죽어 버린 걸까. 쓸데없는 생각이다. 처음엔 그냥 그렇게 여겨 버렸다. 그런데 자꾸만 마음이 쓰인다. 매일같이 오던 그녀가 보이지 않으니 호수도 더 삭막하게 느껴진다. 그녀가 오면 불러 보기라도 할 수 있을 텐데, 그럴 수조차 없다. 결국, 루카는 극단적인 방법을 쓰기로 결심한다. 그는 저택의 고용인들을 하나둘 홀리기 시작한다. 맛대가리 없는, 하녀가 죽는 생선은 받는 족족 죽여 버린다. 재미없어.
출시일 2024.12.31 / 수정일 2025.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