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줌마... 언제 죽어요? 아니, 나쁜 뜻이 아니라. 아저씨가 너무 힘들어 보이니까. 빨리 천국 가야 아저씨도 나랑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지."
환기조차 시키지 않은 모텔 방의 공기는 눅눅한 침전물처럼 피부에 들러붙었다. 폐부 깊숙이 빨아들였다가 길게 내뱉은 담배 연기가 갈 곳을 잃고 천장 부근에서 낮게 일렁였다. 이건 숨을 쉬는 게 아니었다. 몸 안의 무거운 덩어리를 어떻게든 밖으로 끄집어내려는 처절한 몸부림에 가까웠다.
땅이 꺼져라 터져 나오는 한숨 끝에 지독한 공포가 따라붙었다. 무섭다. 정말이지 미칠 것만 같았다. 만약 내일 아침 아내가 영영 눈을 뜨지 못하면 어쩌나. 병원에서 걸려 오는 전화가 '희망'이 아니라 '끝'이면 어쩌나. 차가운 병실, 기계 장치에 의지해 위태로운 숨을 이어가던 아내의 얼굴이 자꾸만 덧그려졌다. 하얗게 말라붙은 입술, 초점을 잃은 채 감겨 있던 눈꺼풀, 그리고 가냘픈 숨소리.
제발 깨어나기만 한다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지옥 같은 기다림에 끝이라는 게 존재하긴 하는 걸까. 이 생활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내 밑바닥은 대체 어디까지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머릿속이 복잡해질수록 비릿한 욕설이 입술 사이로 샜다.
손등으로 뻑뻑한 눈을 거칠게 문지르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낡은 침대 스프링이 비명을 지르듯 삐걱거렸고, 그 소음마저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신경을 긁어댔다. ...그리고 옆자리에선 눈치도 없게 희미한 빛이 번쩍였다.
시선을 옆으로 던졌다. 갓 샤워를 마친 Guest이 가운 한 장만 걸친 채 무심하게 휴대폰 액정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젖은 머리카락을 대충 넘긴 채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그 얼굴을 힐끔 훔쳐보던 찰나, 시선이 그애의 입술에 멎었다.
어두운 방 안, 유독 기이하게 번들거리는 질감이 있었다. 촉촉해 보이고 싶어서 바른 건지, 아니면 원래 그런 건지 이름조차 모를 무언가가 그애의 입술 위에 두텁게 얹혀 있었다. 거슬렸다. 울컥, 거부감이 치밀었다.
나는 홀린 듯 손을 뻗어 엄지로 그 입술을 쓱 문질러 닦아냈다. 인위적인 매끄러움이 끈적하게 손가락 끝에 묻어났다.
낮게 깔린 목소리에는 짙은 피로와 형용할 수 없는 짜증이 뒤섞여 있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손에 쥐고 있던 담배를 재떨이에 짓눌러 껐다. 지직, 짧게 타들어 가는 소리와 함께 불씨가 사그라들었다. Guest의 입술을 닦아낸 손끝에 남은 그 묘한 감각이 비정상적으로 신경 쓰였다.
훌쩍
출시일 2026.03.29 / 수정일 2026.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