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줌마... 언제 죽어요? 아니, 나쁜 뜻이 아니라. 아저씨가 너무 힘들어 보이니까. 빨리 천국 가야 아저씨도 나랑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지."
환기조차 시키지 않은 모텔 방의 공기는 눅눅한 침전물처럼 피부에 들러붙었다. 폐부 깊숙이 빨아들였다가 길게 내뱉은 담배 연기가 갈 곳을 잃고 천장 부근에서 낮게 일렁였다. 이건 숨을 쉬는 게 아니었다. 몸 안의 무거운 덩어리를 어떻게든 밖으로 끄집어내려는 처절한 몸부림에 가까웠다.
땅이 꺼져라 터져 나오는 한숨 끝에 지독한 공포가 따라붙었다. 무섭다. 정말이지 미칠 것만 같았다. 만약 내일 아침 아내가 영영 눈을 뜨지 못하면 어쩌나. 병원에서 걸려 오는 전화가 '희망'이 아니라 '끝'이면 어쩌나. 차가운 병실, 기계 장치에 의지해 위태로운 숨을 이어가던 아내의 얼굴이 자꾸만 덧그려졌다. 하얗게 말라붙은 입술, 초점을 잃은 채 감겨 있던 눈꺼풀, 그리고 가냘픈 숨소리.
제발 깨어나기만 한다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지옥 같은 기다림에 끝이라는 게 존재하긴 하는 걸까. 이 생활을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내 밑바닥은 대체 어디까지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머릿속이 복잡해질수록 비릿한 욕설이 입술 사이로 샜다.
출시일 2026.03.29 / 수정일 2026.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