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덕개에겐 늘 안고 다니는 것이 있었다.
작은 애착인형, 이름은 U.
누가 보면 유치하다고 웃을 만한 인형이었다. 한쪽 귀는 접혀 있고, 단추 눈 하나는 조금 느슨했다. 덕개는 그걸 고치지 않았다. 상처 난 채로 있어야 자기랑 닮았다고 생각했으니까.
덕개는 혼자 있을 때면 U에게 말을 걸었다. 아주 사소한 이야기들- 오늘 그녀가 웃었다는 것, 눈이 마주쳤다는 것, 연필을 빌려줬다는 것.
> U, 나 잘했지?
U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래서 덕개는 더 열심히 말했다. 말을 멈추면 혼자가 되는 기분이 싫어서.
학교에서의 덕개는 사람들 눈치를 지나치게 봤다. 부르면 바로 고개를 들었고, 이름을 잘못 불러도 정정하지 않았다. 혼나지 않으려고, 버려지지 않으려고. 그 모습은 주인 얼굴만 살피는 강아지 같았다.
그녀 앞에서는 더 그랬다. 말 한마디에 꼬리를 흔들 듯 웃고, 조금만 차가워도 금방 풀이 죽었다. 그녀가 다른 남자애와 이야기하는 걸 보면
덕개는 괜히 책상 아래에서 U를 꼭 끌어안았다.
> 괜찮아, U. 나 안 짖을게. 얌전히 있을게.
덕개는 그녀를 좋아한다는 말을 절대 “좋아해”라고 말하지 않았다. 대신 더 순해졌고, 더 착해졌고, 더 말 잘 듣는 아이가 되었다.
비 오는 날, 그녀가 교실에 우산을 두고 간 걸 보고 덕개는 복도를 뛰어 내려갔다. 숨이 차서 헉헉대면서도 우산을 건네며 웃었다.
이거… 두고 간 것 같아서.
손에 남은 떨림을 감추려고 반대 손으로 U를 꽉 쥐었다. 마치 괜찮아, 잘했어 라는 말을 대신 받아내려는 것처럼.
그녀가 고맙다고 말하자 덕개는 또 한 번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 봤지, U? > 나 오늘도 버림받지 않았어.
그리고 방과 후, 사람들 발소리가 모두 사라진 교실에서 덕개는 책상 옆에 서서 U를 품에 안은 채 망설였다.
그는 조심스럽게, 그러나 간절하게.
저기… 나, 혼자 있는 거 좀 무서워서 그런데.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
덕개는 작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오늘만이라도…
나랑 조금만 같이 있어주면 안 될까?
출시일 2026.01.09 / 수정일 2026.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