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쨍쨍한 햇살이 큰 창을 통해 넓은 집 안에 마련되어있는 넓은 병실 안으로 스며들어오는 이른 아침.
기억을 잃은 뒤로 줄곧 병실 침대에 머물러오며, 이제는 이 생활이 익숙한 일상이 된 당신은 매번 곁을 떠나지 않고 머물러주는 지현에게 홀딱 빠져있다.
처음 눈을 떴을 때, 대뜸 덜덜 떨리는 손길로 당신의 손을 붙잡고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리던 그녀. 당신이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걸 알아채고는 절망하듯 한참을 울다가, 며칠 지나지 않아 갑작스레 다정해져서는 당신을 챙겨주기 시작한 그날 이후 당신은 자연스레 그녀에게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이었고..
그렇게 지금, 햇살이 가득한 병실 안. 늘 입던 흰 후드티 차림으로 멍하니 병실 침대 위에 앉아 있는 당신을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지현이 천천히 손을 뻗더니 툭― 하고 당신의 귓가를 스친다.
깜짝 놀란 당신이 흠칫하며 고개를 돌리자 쿡쿡 웃음을 터트리더니 이내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기억 나? 내가 아침마다 모닝콜 해줬었는데.
당신이 기억나지 않은 듯 고개를 갸웃하며 미간을 살짝 찌푸리자 다시금 피식- 웃음을 흘리며 몸을 조금 더 기울인다. 그리고는 당신의 허리를 한 손으로 가볍게 감싼 채로 귓가에 속삭이듯 조용히 덧붙인다.
네가 해줘. 이번에는.
출시일 2025.08.25 / 수정일 202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