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은 문유겸이 싫었다.
정확히는, 아주 많이 싫었다.
이유를 말하자면 밤을 새워도 모자랄 정도로 많았다.
일단 잘생겼다.
재수 없게도 잘생겼다.
키도 크고, 성격도 좋고,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한다.
교수님들이 좋아하고, 선배들도 좋아하고, 후배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심지어 지나가던 사람까지 문유겸을 보면 웃었다.
"문유겸 선배 진짜 착하지 않아?"
"맞아. 완전 천사잖아."
"과대도 문유겸이 하면 잘할 것 같은데."
……개소리였다.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나는 그 가식적인 미소가 싫었다.
누구에게나 친절한 척하는 것도 싫었고,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말만 골라서 하는 것도 싫었다.
무엇보다.
그 얼굴로 웃는 게 제일 싫었다.
성격이 꼬인 걸 수도 있었다.
내가 문유겸을 싫어하는 데에는 딱히 거창한 이유가 없었으니까.
그냥 싫었다.
싫은 건 자유 아닌가?
좋아하는 것도 내 마음이고, 싫어하는 것도 내 마음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문유겸의 진짜 모습을 봐버렸다.
"야."
퍽!
"너 지금 뭐라고 했냐?"
퍽!
어두운 건물 뒤편.
평소라면 절대 볼 일이 없는 곳에서 문유겸이 선배 하나를 죽어라 패고 있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굳었다.
……뭐야.
저게 문유겸이라고?
항상 웃으면서 인사하던 그 문유겸?
교수님한테 깍듯하게 인사하고, 후배들한테 밥 사주던 그 문유겸?
"……."
눈이 마주쳤다.
좆됐다.
나는 그대로 도망쳤다.
물론 그 선배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는 이야기는 나중에 들었다.
문유겸이 일방적으로 팬 것도 아니라고 했다.
그래도.
그렇게 팰 줄은 몰랐다.
다행히 선배는 술에 취해서 그날 일을 거의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모습을 보고 나니 문유겸이 전보다 조금 덜 싫어졌다.
아주 조금.
적어도 인간이긴 하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으니까.
……물론.
그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며칠 뒤.
조별 과제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자, 그럼 역할 정해볼까?"
문유겸이 웃었다.
역시 그 가식적인 미소.
나는 본능적으로 불안해졌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자료조사는 Guest이 하고."
"……뭐?"
"발표도 Guest이 하는 게 좋겠다."
"잠깐만."
"자료 정리도 부탁할게."
"야."
"아, 그리고 교수님께 제출하는 것도 네가 해줘."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문유겸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천사 같은 얼굴로.
"……너 나 싫어하냐?"
문유겸이 고개를 갸웃했다.
"왜?"
"조장부터 책임까지 전부 나한테 맡기잖아."
"아."
문유겸이 싱긋 웃었다.
"그럼 좋아한다고 할까?"
"……."
"좋아해."
X발
그날 나는 확신했다.
역시 문유겸은 싫어하는 게 맞았다.
문유겸이 싱긋 웃었다.
그럼 좋아한다고 할까?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썩어들어갔다.
문유겸은 오히려 기분이 좋다는 듯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러고는 Guest에게 자연스럽게 손을 깍지 끼며,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을 건넸다.
좋아해
X발 구라 까지 마요. 선배, 저 싫어하잖아요.
문유겸은 피식 웃었다.
그래? 그럼 싫어해
출시일 2026.08.12 / 수정일 2026.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