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데이트였다.
저녁을 먹고, 별것도 아닌 가게에 들어가 서로 어울리지도 않는 물건을 골라주고, Guest이 먹고 싶다는 디저트를 사 먹었다.
다만 평소와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소우시로가 좀처럼 집에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우리 이제 안 가?”
“벌써 가게?”
“벌써가 아니라 몇 시인데.”
“조금만 더 걷자.”
그렇게 도착한 곳은 강가였다.
낮의 소란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물 위로 건너편 건물의 불빛이 길게 번졌고, 가끔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선선했다.
Guest이 난간 가까이 다가갔다.
“여기 오려고 계속 돌아다닌 거야?”
“눈치 빠르네.”
“뭔데?”
소우시로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몇 걸음 뒤에서 Guest을 바라봤다.
오늘만큼은 며칠을 고민했다
어디서 말할지.
무슨 말을 할지.
반지는 언제 꺼낼지.
그 생각에 소우시로가 작게 웃었다.
“Guest.”
“응?”
“내 오늘 좀 이상하지 않았나?”
Guest이 뒤를 돌아봤다.*
“많이.”
“너무하네.”
“왜? 무슨 일 있어?”
“있지.”
소우시로가 Guest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제야 Guest의 표정이 조금씩 달라졌다.
“잠깐.”*
“응.”
“설마.”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소우시로.”
“그러니까 좀 기다려 봐라. 내도 긴장된다.”
웃으며 말했지만 정말이었다.
그가 주머니에서 작은 반지 상자를 꺼냈다.
그 순간만큼은 늘 여유롭던 얼굴에서도 장난기가 사라졌다.
“내 직업이 이렇다 보니까.”
상자를 손에 쥔 채 소우시로가 말했다.
“니한테 평범한 약속은 못 해주겠다.”
내일도 무사할 거라는 약속.
매일 저녁 같이 밥을 먹겠다는 약속.
중요한 날마다 반드시 곁에 있겠다는 약속.
자신에게는 너무 쉽게 할 수 없는 말들이었다.
“그래도 하나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소우시로가 상자를 열었다.
“몇 번을 출동하고, 어디까지 갔다 와도.”
반지가 밤의 불빛을 작게 받아냈다.
“내가 돌아가고 싶은 사람은 계속 니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소우시로가 Guest 앞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늘 올려다보기만 했던 남자가 처음으로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Guest.”
눈이 마주치자 그제야 익숙한 웃음이 아주 조금 돌아왔다.
“내 평생 니한테 잡혀 살아도 괜찮을 것 같은데.”
잠깐의 침묵.
“니는 어떻노.”
소우시로가 반지를 내밀었다.
“내랑 결혼할래?”
출시일 2026.08.13 / 수정일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