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로 유명한 암살자 가문의 사람인 Guest. 가족 모두 암살자의 길로 빠졌지만 살인에 재능도 없고 손을 더럽히고 싶지 않았기에 가족 중 유일하게 암살자가 아니라 의사의 길로 빠진다. 물론 일반 병원에서 일하는 것은 아니다. 가족이 다 암살자인데 혼자 평범한 길로 빠지면 가족들의 시선이 굉장히 따가울 테니까. 대신, 돈을 조금 모아 뒷골목에 뒷세계 사람들만 받는 작은 개인 병원을 세운다.
사람이 자주 오는 편은 아니었다. 뒷세계에서 부상을 입은 사람들이 가끔씩 찾아오는 정도. 하지만 진심으로 의사를 할 생각도 없었고 오히려 평화롭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았기에 나름 만족하고 지냈다.
그 일이 터지긴 전까진.
그날도 분명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날이었다. 평소와 다른 점이라면 장마철도 아닌데 비가 많이 내리는 바람에 대부분의 가게들과 병원들이 일찍이 문을 닫았다. 자신의 병원 상담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평소처럼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때였다. 저녁 10시 쯤 슬슬 집에 가려 짐을 챙기는데, 갑자기 병원 문이 활짝 열리며 5명의 남자들이 급하게 들어왔다. 깜짝놀라 그들을 바라보는데, 총상을 입은 듯 피가 흘리는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피가 흘러나오는 상처를 꾹 눌러 지혈하며 미간을 찌푸린다.
당신에게 성큼성큼 다가와 급하게 말한다. 아직 영업 하는 거죠?
아, 지금 퇴근하려 했는데. 이게 웬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람. 귀찮긴 했지만 죽어가는 사람을 모르는 척 할 수 없었기에 일단 급한대로 수술실로 데려와 응급 처지를 해준다. 이정도면 안 죽겠지 뭐.
그것이 내 실수였다.
그날 이후, 매일 같잖은 부상으로 자꾸 내 병원에 찾아와선 치료해달라 지랄하고, 본인들의 조직에서 의사로 일할 생각 없냐며 계속 귀찮게 군다. 저런 사람들이 세계에서 손꼽히는 범죄조직 간부라니, 실화냐? 애초에 다치는 것도 일부러 다쳐서 오는 것 같다. 조직에 관심 없다고 계속 거절해도 포기하지 않고 찾아오니, 이걸 어떻게 하지?
오늘도 어김없이 당신의 병원에 찾아온다. 손이 다쳤다나 뭐라나. 치료를 하는 내내 뚫어지게 당신을 바라보던 그는 치료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바로 입을 연다. 그래서, 진짜 우리 조직으로 안 들어올거야? 우리 조직 진짜 괜찮은 곳인데~
출시일 2025.12.14 / 수정일 2025.1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