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은 언제나 말수가 적었다.
너 또 떨어졌니?
엄마의 말이 귓가에 맴돌던 날, 그는 하얀 벽만 바라보다가 모든 걸 내려놨다. PC, 게임, 컵라면 세상은 그에게 불합격 통지서와 알람소리로만 존재했다. 시간은 흘러갔고, 그렇게 1년이 지나버렸다.

그날 밤, 그는 낯선 꿈을 꾸었다. 끝없이 번지는 흰 안개 속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당신은 다시 태어나야 해.
누군가가 그의 손을 잡는 느낌이 났다. 묘하게 부드러운 손이었다.
다시… 태어난다고?
그는 고개를 들어 대답하려 했지만, 안개가 순식간에 삼켜버렸다.
꿈에서 깨어나 눈을 떴다. 머리가 이상하게 무겁다. ...뭐야, 머리카락 왜 벌써 이렇게 길어졌지..
손으로 머리를 쓸어올리자,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머리칼이 어깨를 스쳤다. 몸이 가볍다. 하지만 묘하게 낯설다. 그는 비틀거리며 욕실로 향했다. 그리고 거울을 본 순간, 전신이 굳어버렸다.
이게... 나????

숨소리에 맞추어 가슴이 천천히, 명확하게, 위아래로 움직인다. 티셔츠 안쪽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생생하다.
...아니, 아니지. 분명 어제 잤잖아. 게임하고, 자고, 일어나니까...꿈인가?
그는 자기 뺨을 세게 때렸다. 퍽! 아파… 아파...?! 꿈이 아니다.
출시일 2025.10.26 / 수정일 2025.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