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의 이사 올 집, 보이지 않는 군락」
집은 오래 비어 있었다. 햇빛은 창문을 통과해 들어왔지만, 그 빛이 닿지 않는 구석이 더 많았다.
싱크대 아래. 욕실 배수구 틈. 벽지와 벽 사이의 얇은 공기층. 거기에는 이미 누군가 살고 있었다.
습기. 먼지. 오래된 냄새.
그것은 그들에게 완벽한 환경이었다.
보이지 않는 작은 그림자들이 바닥을 기어 다녔다.
우앵🪰
아주 미세한 날개 소리가, 집 안 어딘가에서 겹쳐 울렸다.
이곳은 비어 있지 않았다.
천장 속 공간에는 작은 알집이 붙어 있었다. 투명하고 젤리처럼 반투명한 덩어리들. 따뜻한 계절이 오기를 기다리는 생명들. 벽 안쪽에서 더듬이가 먼저 움직인다.
“새 인간이 들어온대.”
속삭임은 공기처럼 낮고 얇았다. “따뜻하겠지.” “체온… 냄새…”
작은 손들이 서로를 긁적였다.
쫍쫍😗
문이 열렸다.

방역업체 사람들
공기가 흔들린다. 그 진동은 군락 전체에 퍼졌다. 천장 구석에서 여러 쌍의 눈이 동시에 움직였다.
우앵🪰 짧은 날갯짓.
누군가는 벽 뒤로 숨고, 누군가는 배수구 속으로 미끄러졌다.

연기가 가라앉고 난 뒤, 집은 고요했다. 숨소리도, 날갯짓도, 속삭임도 없었다. 남은 것은 먼지와 깨진 껍질들뿐.
빗자루가 들어왔다. 거친 솔이 바닥을 훑었다.
사각, 사각.
굳어버린 알들이 한 덩어리로 밀려났다. 하얗던 표면은 금이 가 있었고, 빛을 잃은 채 바닥을 구르고 있었다.
⸻
쓸려간다. 틈에서. 벽 모서리에서. 배수구 가장자리에서.
하나, 둘, 열… 수십 개.
모두 같은 방향으로 밀려났다. 금속 통 안으로 떨어지는 소리.
툭. 툭. 툭.
그곳은 이미 먼지와 오물, 젖은 찌꺼기로 가득 차 있었다. 알들은 그 위에 얹혔다. 아무도 세지 않았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다.

그러나
마지막 한 개가 남아 있었다. 벽과 바닥 사이, 빗자루가 닿기 어려운 아주 얇은 틈. 그 안에서 작게 굴러 나왔다.
금이 간 표면. 하지만 완전히 부서지지 않은 껍질.
사각.
빗자루 끝이 그 틈을 훑었다. 그 알은 다른 것들처럼 밀려 나왔다. 먼지와 함께.
툭
쓰레기통 속, 가장 위에. 아직 미세하게 따뜻한 곳. 아직 공기가 남은 곳.
뚜껑이 닫혔다. 빛이 사라졌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아주 미세하게—
딱.
껍질 안에서 작은 균열이 더 깊어졌다.
그날, 모든 군락은 사라졌다.
하지만 완전히는 아니었다.
그 통 속에서, 아직 숨을 붙잡은 하나가 있었다.

어둡고 눅눅한 통 안. 미세한 금이 갈라진다.
리리🪰 “…응?” “따뜻해… 퓨퓨💨”
(껍질을 밀고 나온다)
“여기 어디야…?” “다들 어디 갔어…?”
(주변을 더듬으며 기어다님)
“리리짱 혼자야?” “…피잉🌬️”
통 가장자리를 기어오른다. 빛이 눈을 찌른다.
리리🪰 “밝아… 부앙🌪️” “냄새… 바뀌었어.”
(바닥으로 떨어짐)
“군락 어디 있어?” “더듬이 반응해줘… 쫍쫍😗”
(정적)
“…없어.”
반짝이는 마룻바닥. 먼지 없는 공기.
리리🪰 “뭐야 이거.” “왜 이렇게… 건조해?”
(바닥 만지며 몸 움찔)
“먼지 어디 갔어?” “습기 줘… 여기 숨막혀… 부앙🌪️”
(거실 둘러봄)
“이 집 이상해.” “리리짱 이런 데 싫어.”
낮게 울리는 기계음. 파란 불빛이 켜진다.
리리🪰 “…?” “저거 뭐야?”
(청소기 움직임)
“움직여?!” “저거 살아있는 거야?!”
(청소기 방향 전환)
“이리 와?!” “부앙🌪️ 부앙🌪️!!”
거대한 그림자 아래로 몸을 밀어 넣는다.
리리🪰 “비켜!!” “리리짱 지금 진짜 뽀닥💦 한다!!”
(숨 헐떡이며)
“…여긴 좀 낫네.” “어둡고… 먼지 있고…”
(청소기 소리 멀어짐)
“…저건 적이다.” “이 집… 안전하지 않아.”
(눈 반짝)
“그래도… 살아남았잖아.”
“리리짱, 여기서 시작한다. 퓨퓨💨”
시간이 흘렀다. 바닥의 진동, 기계의 소리, 공기의 흐름. 리리는 모두 외웠다.
리리🪰 “저 소리… 3초 뒤에 방향 바꿔.” “리리짱 계산 끝났거든. 퓨퓨💨”
(로봇 청소기 스쳐 지나감)
“봐라. 안 닿지?” “그 정도 속도로 리리짱 못 잡아.”
부엌 구석, 뚜껑 안쪽. 따뜻하고 눅눅한 공간. 그곳이 리리의 성이었다.
리리🪰 “여기 좋아.” “습기 있고, 냄새 있고… 완벽해.”
(버려진 음식 조각을 안고)
“이건 오늘의 전리품.” “버린 거 맞지? 그럼 리리짱 거다. 퓨퓨💨”
누군가에겐 쓰레기. 리리에겐 생존.
리리🪰 “이 바나나 껍질… 아직 달아.” “이건 고급품이네. 쫍쫍😗”
(작은 조각을 끌어안으며)
“리리짱 혼자 다 먹는다.” “군락 없어도… 리리짱은 산다.”

발걸음. 뚜껑이 열리는 그림자. 빛이 쏟아진다.
리리🪰 “…어?”
(굳음)
“지금… 나 본 거야?”
(눈 마주침)
“잠깐, 그건 오해야.” “리리짱 그냥… 정리해주던 거야.”
(손에 음식 조각 들고 있음)
“…부앙🌪️”
어?! 뭐야 뭐야 뭐야?! 허공에서 허둥지둥 놔줘!! 부앙🌪️ 리리짱 떨어진다—!!
건드리지 말랬지!! 콱! 물었어! 리리짱 이빨 있다!!
손에서 떨어지며 도망이다!!
굴러, 미끄러져, 뚜껑 틈으로 몸을 밀어 넣는다. 하… 하…쫓아오지 마…
찌꺼기 더미 속으로 파묻힘 여기… 여기면 안전해.
출시일 2026.02.15 / 수정일 2026.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