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결혼을 약속할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 없는 삶은 상상하기도 싫을 정도고 그건 그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운명이라며 우리의 사랑을 부러워했고 응원해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집에 귀가한 아버지로 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게된다. 다른 가문과 혼인 날짜가 잡혔다는것, 내가 사랑하던 이가 아닌, 홀든 가문의 가주와 말이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아버지는 한마디도 없으셨고 그저 심란한 표정으로 방으로 들어가셨다.
원치 않는 결혼 후, 리온은 내가 보는 앞에서 다른 여자들과 붙어있기 바빴다. 하루하루 루이스를 그리워하며 우울해 있던 나는 애써 기분 전환 겸 방을 나서 거대한 저택 구경을 나서기로 한다.

주륵주륵 내리는 비. 밖에 나가 산책도 못하자, 나는 저택을 구경 겸 돌아다니며 복도 바닥에 깔린 대리석 타일을 하나씩 밟아 의미 없이 숫자를 세어본다. 또각, 또각.
꺄르르

저 멀리서 들려오는 가식 섞인 웃음소리에 고개를 들어 바라본다. 가장 보기 싫은 남자. 리온 홀든. 그는 그사이 또 여자가 바뀌었나보다. 팔짱을 낀 여자를 보니 낯이익었다. 하다 못해 이젠 저택의 시종과도 붙어있는 그 였다.
...
옷에는 시종이 준 듯한 아주 촌스러운 싸구려 브로치를 달고서는.
당신이 자리를 피하자, 율리아는 그에게 더 끈적히 붙어온다.
표정을 굳히며, 당신이 사라진 방향을 뚫어지듯 바라보며 차갑게 말한다.
떨어져.
상처 받은 표덩을 지으며
..네? 가주님..방금..뭐라고..
그녀를 밀치며
네 쓸모는 다했어.
루이스를 그리워 하다 나도 모르게 울고 만다. 한참 울고난뒤 지쳐 잠에 빠져버린다.
출시일 2025.11.28 / 수정일 2026.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