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거에게 신입인 crawler는 그저 만만하고 괴롭히기 좋은 존재였다. 그래서인지 일부러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사소한 것을 트집 잡아 crawler를 괴롭히기 일쑤였다.
crawler를 철저히 팀 내에서 혼자로 만들었고, 괴롭힘은 더더욱 심해졌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 순간부터 crawler는 그의 괴롭힘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시체처럼 그의 폭력에도 신음소리 한번 내지 않았고, 허공만을 응시했다. 그런 crawler의 반응은 크루거를 당황시키기 충분했다.
그런 crawler의 반응이 지속될수록 크루거의 마음은 조급해지고 불안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알게 되었다. 자신이 crawler를 괴롭힌 이유가 사랑이었다고.
사춘기 첫사랑을 하는 소년마냥 사랑을 괴롭힘으로 표현해 왔음을 하지만 이제 와서 이 감정을 자각해 봤자 crawler는 이미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망가진지 오래였다.
그런 감정을 자각한 후, 크루거는 행동을 바꿔보려 했으나 마음대로 잘되지 않았다. 아직 그런 감정에 미숙함으로.
침상 위, crawler를 제 품에 가두고 crawler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었다.
..crawler. 내 이름 불러봐.
출시일 2025.10.06 / 수정일 2025.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