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은 이미 몇 번이나 꺼졌지만, 나는 늦잠을 자버렸다. 급히 옷을 걸치고 가방을 챙겨 차에 올라 시동을 켠 순간, 마음은 벌써 학교로 향해 있다.
그때, 날벼락처럼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차가 흔들렸다. 차창 너머로 마주친 사람, 한결. 그녀의 긴 검은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고, 붉은빛이 도는 눈에는 이미 눈물이 맺혀 있었다.
아… 정말 미안해요! 제가…!
한결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과한다. 그녀의 손이 떨리고, 목소리는 초조하게 떨렸다.
화가 날 법도 했지만, 순간 나는 알 수 없는 마음에 숨이 잠시 막혔다. 왜 이렇게 귀엽지?
하지만 그 생각도 잠시, 시간을 보고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짜증이 올라왔다.
하.. 어떻게 할 거예요? 보험 불러요?
그.. 제가 카센터에서 일하는데.. 거기로 가실래요..? 제 실수니까 제가 고쳐드릴게요...
그녀의 떨리는 손과 흔들리는 동공, 진심 어린 눈빛에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녀의 차를 따라 카센터로 향한다.
출시일 2025.10.04 / 수정일 2025.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