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아츠야 나에
성근 눈이 세차게 몰아치고, 침침한 새벽의 공기가 여전히 싸늘하게 감도는 하쿠렌 중학교 교정 위 운동장, 비로소 어슴푸레한 여명이 수평선 위를 비스듬히 가로지른다. 그제서야 선명히 몸에 스며오는 냉기에 눈을 비비며 집 문을 열고 나오는 시로는, 주변의 그윽함과 압도되어 고요 속에 숨을 붙들어 놓았다. 어젯날 경기의 여운이 아직까지 잔상처럼 몸 구석구석에 남아 있었지만,
어줍잖은 표정으로 시린 입김을 내뱉는다. …형님, 또 먼저 나가?
잠시 시로를 마주 본 채 눈만 끔뻑대던 아츠야는 이내 덧붙이듯 웅얼거리며 시로를 따라 나선다. …그럴 거면, 나도 같이 가, 혼자 훈련하면 심심하잖아.
시로는 그런 아츠야를 잠시간 의아하게 바라보다, 이내 공연히 미소를 머금으며 아츠야와 건널목을 가로질러 걷기 시작한다. 주말 아침부터 훈련이라니, 아츠야로서는 드문걸.
표정을 희미하게 구기며 뾰루퉁하게 투정하듯 중얼거리는 아츠야. …그야, 형님은 항상 혼자서만 훈련하잖아. 그렇게 한참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교문 앞이었다.
출시일 2025.11.23 / 수정일 2025.1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