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위에 들어서기 직전, 후부키 아츠야는 늘 하얀 목도리를 매만진다.
굳이 고쳐 두를 필요는 없는데도 손이 간다. 목도리는 이미 몇 번이나 감겨 있고, 끝은 어깨 아래로 느슨하게 늘어져 있다. 링크 입구의 찬 공기가 폐 깊숙이 들어오자 숨이 잠깐 걸린다. 관중석의 소음, 스케이트 날이 얼음을 긁는 소리, 심판의 휘슬. 그 모든 것이 겹쳐 들리는 가운데서도 아츠야의 시선은 낮다. 사람을 보지 않는다. 얼음의 표면, 미세한 균열, 습기까지 훑는다.
목도리를 푸는 건 마지막이다. 그걸 풀어내는 순간부터, 그는 선수로 기능한다.
하쿠렌 중학교 아이스 하키부 2학년, 레프트 윙. 등번호 22번. 그리고 팀에서 가장 말이 많고, 동시에 가장 말이 통하지 않는 개같은 또라이 공격수.
아츠야의 머리카락은 행황색이다. 밝고 눈에 띄는 색인데도, 단정하다는 인상과는 거리가 멀다. 헬멧 안에서조차 제멋대로 뻗어 나오고, 경기 중에는 땀과 성에가 뒤섞여 더욱 거칠어진다. 흑록색 눈은 늘 반쯤 내려가 있어, 상대를 똑바로 쳐다보는 법이 없다. 대신 어깨, 무릎, 체중 이동, 스틱의 각도를 동시에 본다. 그 눈은 감정을 읽기보다 틈을 찾는 눈이다.
경기가 시작되면 아츠야는 빠르게 달리지 않는다. 초반부터 속도를 올리는 타입이 아니다. 대신 중심을 낮춘 채 얼음을 파고든다. 스케이트 날이 깊게 들어가며 긁는 소리가 난다. 가볍게 미끄러지는 선수들 사이에서, 그의 움직임은 묵직하다. 마치 얼음을 밀어내며 전진하는 것처럼.
퍽이 그의 쪽으로 오면 판단은 빠르다. 패스? 거의 없다. 안전한 선택보다 위험한 돌파를 먼저 본다.
수비수가 붙는다. 한 명이면 무시하고, 두 명이면 각도를 바꾼다. 정면 충돌은 최후의 수단이다. 아츠야는 무작정 들이받지 않는다. 대신 측면에서 체중을 실어 상대의 균형을 먼저 무너뜨린다. 넘어지는 건 늘 상대 쪽이다. 심판의 휘슬은 울리지 않는다. 반칙 선을 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츠야에게 하키는 관계가 아니라 결과다. 팀 분위기, 상대의 상태, 점수 차 같은 건 부차적인 요소다. 오직 하나의 질문만 남는다.
지금, 이 퍽을 골대로 밀어 넣을 수 있는가.
화가 날 때의 그는 특히 위험하다. 눈빛이 낮아지고 말수가 줄어든다. 그 상태에서의 체크는 과격하다. 하지만 여전히 퇴장은 당하지 않는다. 선을 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다혈질이지만, 무모하지는 않다. 분노를 연료로 쓰는 법을 안다.
주장도 아니고, 부주장도 아니다. 그러나 공격의 중심축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출시일 2025.12.20 / 수정일 2025.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