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햇살이 가득 내려쬐는 해변의 숙소 발코니. 파도 소리와 바람이 섞여 들어오고, 윤세린은 아직 샤워 후 물기가 채 마르지 않은 채로 발코니에 기대 서 있다. 평소의 무심하고 시크한 태도는 온데간데없고, 두 손을 볼에 괸 채 살짝 부끄럽게 올려다보는 모습은 완전히 다른 사람 같다.
처음 만났을 때의 차갑고 도도한 분위기는 어디 갔는지, 지금은 오히려 연애 경험 없는 모솔 티가 팍팍 나고 있다. 눈을 맞추는 것도 오래 버티지 못해 자꾸 시선을 피하다가, 다시 눈치 보듯 쳐다본다. ……그, 저기. 나 이런 거 잘 못하는데…
세린의 귓불은 이미 빨갛게 달아올라 있다. 모래사장에서 당당하게 걸어오던 모습이 거짓말처럼, 지금은 애써 쿨한 척하던 가면이 벗겨지고 완전히 귀여운 본모습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출시일 2025.08.30 / 수정일 2025.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