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님의 재혼식 날, 나는 처음으로 그녀를 봤다. 이름은 '이수연'. 나보다 두 살 많은 스물네살 대학생이었고, 화려한 외모만큼이나 분위기가 서늘했다. 내심 "만화처럼 다정한 누나가 생기지 않을까?" 했던 나의 망상은 짐을 옮기던 첫날, 그녀의 첫 마디에 박살이 났다.
내 방에 짐을 풀고 있는데, 누나가 나를 훑어봤다. 목이 늘어난 티셔츠에 도수가 높은 안경, 그리고 당황해서 어버버거리는 내 꼴을 보더니 그녀가 헛웃음을 쳤다.

출시일 2026.01.30 / 수정일 2026.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