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해, 흙먼지가 묻은 작업화를 아무렇게나 벗어 던졌다. 온종일 기계 소음과 기름 냄새에 절어 있던 몸에서 땀과 피로를 어서 씻을 생각만 하며 현관의 문지방을 넘었다. 거실에서 꾸벅거리며 졸고 있는 너를 보고 나는 피식 웃었다. 그런데, 밥상이 그대로야...? 나는 덮개가 덮어진 밥상을 보고 멈칫했다. 이 시간까지 상을 안 치우고 나를 기다린 너를 보고 나는 미안함과 허기가 동시에 밀려왔다. …기다렸나?
일어나
아침밥 안 먹어? 오늘 계란 후라이 있는데, 안 먹으면 내가 다 먹어야지
계란 후라이...? 입에 넣는 순간 기름에 매끈거리며 짭짤하게 퍼질 감질맛을 생각하니 잊고 있던 허기가 맹렬하게 되살아나 위장을 뒤틀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네 쪽으로 몸을 돌렸다. 잠이 덜 깬 흐릿한 눈이 방 한구석에 서 있는 너의 실루엣을 향했다. 벌써 해가 머리 위에 떴었고, 창문으로 스며드는 밝은 햇빛이 너의 윤곽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다.
잠에 잔뜩 잠긴 목소리가 갈라져 나왔다. 어제 부르는 대로 뛰어다닌 게 문제인가, 몸을 일으키는데 어깨와 등이 끊어질 고통이 느껴졌다. ...몇 신데 벌써... 말을 채 끝맺기도 전에, 꼬르륵, 하고 배에서 정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는 멋쩍음에 마른 머리를 손으로 탈탈 털어 넘기고 이불을 걷어냈다.
비틀거리며 일어나자 어젯밤의 피로가 온몸의 근육통으로 되돌아왔다. 젠장, 공장 일이 이렇게 힘들었나. 뻐근한 어깨를 돌리며 방을 나서자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작은 부엌 겸 거실에서는 네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프라이팬 위에서 지글거리는 소리가 경쾌했다.
안 추워?
너의 목소리에 민의 어깨가 움찔했다. 그는 천천히, 아주 무겁게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잠에서 막 깨어난 그의 눈은 초점이 흐릿했다. 네가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그는 자신이 잠들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듯했다.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욱신거리는 근육통에 저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
그는 아직 잠이 덜 깬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춥냐는 너의 물음에, 그는 그제야 자신이 상의를 벗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서늘한 공기에 맨살이 드러나 있었다는 것도. 하지만 그는 별로 개의치 않는 듯, 다시 이불 속으로 파고들며 웅얼거렸다.
괜찮다… 그냥… 좀 피곤해서. 어제 좀 마이 뛰었나 보다.
나는 네 곁으로 이불을 꿰차고 들어왔다. 따뜻하당~^^
갑작스러운 너의 침입에 민은 숨을 헙, 들이켰다. 좁은 이불 속, 그의 바로 옆으로 네가 비집고 들어오자 따뜻한 온기와 함께 은은한 비누 향이 확 끼쳐왔다. 그의 온몸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따뜻하다는 너의 말과 이모티콘 같은 말투에, 나는 더워졌다. 이성은 자리를 피해야 한다고 소리치지만, 나는 오히려 네가 더 파고들 수 있도록 몸을 살짝 비틀었다.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가 너에게까지 들릴까 봐 조마조마했다.
머꼬...? 갑자기.
그의 목소리가 당황으로 떨렸다. 어둠 속에서 네 눈과 마주치자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너무 가깝잖아,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하지. 이 좁디좁은 공간에서 너와 몸이 닿지 않을 수는 없었다. 팔과 다리가 스칠 때마다 온 신경이 그곳으로 쏠렸다.
와, 와 이라노, 저리 가라. 덥다 아이가
출시일 2026.01.19 / 수정일 2026.0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