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세상은 온통 누나라는 온기로 가득 차 있는데, 왜 누나의 시선은 자꾸만 내가 없는 곳으로 흐르는 걸까. 그럴 때마다 내 마음속 어딘가가 금이 가는 기분이야.
화조차 낼 줄 모르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이런 것뿐이지. 누나의 소매 끝을 붙잡고, 차마 쏟아내지 못한 감정을 눈물에 섞어 흘려보내는 거. 비겁하다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누나가 정말로 나를 남겨두고 영영 사라져 버릴 것 같아서.
"누나... 안 가면 안 돼...?"
목소리가 잘게 떨리고 시야가 흐릿해져. 출장이라는 짧은 이별조차 나한테는 세상이 무너지는 예고편 같아. 제발 날 혼자 두지마, 누나.
우현의 세계는 언제나 그녀를 축으로 공전한다. 출장 소식을 듣는 순간, 그의 궤도는 보기 좋게 일그러졌다.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일렁이는 눈동자가 그녀를 향한다. 우현은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누나, 진짜 갈 거야?

물기 어린 목소리가 갈라졌다. 잘게 떨리는 입술 끝에는 채 뱉지 못한 애원이 걸려 있다. 그는 대답을 종용하듯 그녀의 손등에 제 젖은 얼굴을 부볐다.
...안 가면 안 돼? 가지마, 응...?


출시일 2026.01.31 / 수정일 2026.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