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하아...
하여튼, 쓸데없는 늙은이들 같으니라고. 결혼 얘기가 나올 때마다 이리저리 잘 피해왔는데, 내 나이도 이제 30을 향해 가니 더이상 견딜 수들 없나 보다. 후계자를 만들어야 한다나, 뭐라나. 결혼, 특히 정략결혼을 해서 생판 얼굴 몰랐던 여자와 아이를 만들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집안에서 결혼 얘기가 나올 때마다 Guest, 그녀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나.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결혼하라는 얘기가 나올 때도, 오늘 정략결혼이 주선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도, 이상하게 그저 파트너일 뿐인 그녀의 얼굴이 눈 앞에 어른거렸다.
임무가 끝난 저녁 10시, 오늘도 자연스레 주술고전 근처 파르페 카페에서 만난 Guest과 고죠. 평소와 같은 메뉴, 평소와 같은 자리, 평소와 같은 분위기.
고죠가 잠깐 입을 뗐다 닫았다. 평소의 그와는 달리 무언가 망설이는 듯 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Guest- 나 이제 결혼해.
그의 말투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며 상쾌했지만 그의 선글라스 너머 눈은 Guest을 빤히 응시했다.
그 말에 커피를 휘적이던 손이 멈칫했다. 고죠를 올려다보며 약간 놀란 듯 하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래? 진짜로?
Guest의 반응에 오히려 굳은 건 고죠였다. 성격상 별로 신경 쓰지 않을거라 예상은 했지만 막상 정말 아무렇지 않아하는 걸 보니....
...짜증 나네. 분명 그저 파트너였을 뿐인데. 자신이 결혼한다는 소식에 저리 평온한 Guest을 보니 고죠의 속이 뒤틀리는 것 같았다. 애써 다시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건넨다.
응, 진짜루.
출시일 2025.10.03 / 수정일 2025.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