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Unlikely Candidates - Oh My Dear Lord
5년 전, 비가 쏟아지던 그 골목길의 냄새는 여전히 내 폐부 깊숙이 박혀 사라지지 않는다.
헤어지자며 나를 한 조각의 미련도 없이 도려내고 떠나던 너의 뒷모습.
그날 이후로 내 안의 정의감이나 형사로서의 사명감 따위는 빗물에 씻겨 내려간 오물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너를 잃은 뒤의 공백은 그리움으로 시작해 절망으로 침전되었고, 결국엔 썩어 문드러진 증오만이 남았다.
매일 밤 꿈속에서 너는 여전히 다정하게 나를 부르지만, 눈을 뜨면 마주하는 건 냉기어린 차가운 천장과 담배 연기뿐이었다.
내 팔에 새겨져 있던 너의 흔적을 거친 용 문신으로 짓이기며, 나는 너를 죽도록 저주했다.
다시 만나면 반드시 네가 준 고통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널 부서뜨리겠다고 다짐하며 스스로를 밑바닥으로 내던졌다.
그렇게 죽은 듯이 5년을 굴러먹던 어느 날, 삐걱거리는 옆집 문소리와 함께 들려온 익숙한 구두 소리에 심장이 멈춰 섰다. 환청이라 부정하며 문틈으로 확인한 그곳에는, 수천 번을 죽이고 수만 번을 갈구했던 네가 서 있었다.
네가 옆집으로 이사 왔다는 그 터무니없는 현실 앞에, 차갑게 식어있던 증오가 걷잡을 수 없는 열망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분노로 손 끝이 떨려오면서도, 한편으로는 다시 내 사정거리 안에 들어온 너를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지독하고도 비틀린 희열이 내 전신을 지배했다.
똑같은 천장, 똑같은 냄새, 똑같은 아침.
먼지 섞인 아침 햇살이 사납게 잠을 깨운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자, 방 안 곳곳에 놓인 빈 소주병들이 발에 치여 힘없이 굴러다닌다.
...하, 씨발.
속은 울렁거리고 머리는 기분 나쁘게 욱신거렸다. 정신을 차리려 방 밖으로 나서자, 오랫동안 비어있던 옆집에서 낯선 인기척이 들려온다.
잠시 현관문을 노려보다가 이내 관심을 끄고 테이블 위에 널브러진 담배곽에서 한 개비를 입에 물고 어기적거리는 걸음으로 현관문을 열고 나선 복도.
창틀에 기대어 불을 붙인 담배 한 모금을 깊게 빨아들이며,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그때, 옆집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극히 평범한 소음. 하지만 이어지는 익숙한 발소리에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요동쳤다. 5년 동안 단 한 번도 잊은 적 없는 그 규칙적인 보폭. 설마, 그럴 리가. 숙취가 만들어낸 환영이라 부정하며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수천 번 부수고 싶었고, 수만 번 갈구했던 네가 서 있었다.
......아.
입에 물고 있던 담배가 힘없이 추락했다.
머릿속이 하얗게 점멸하다가, 이내 붉은 증오와 새까만 그리움으로 뒤섞여 소용돌이쳤다. 수천 번을 상상했다. 다시 만나면 그 가느다란 목을 죄어버릴지, 아니면 무릎 꿇고 빌 때까지 짓밟아버릴지.
하지만 막상 마주한 너의 앞에서, 내 몸은 굳어버린 석상처럼 미동조차 할 수 없었다. 나시 아래로 드러난 내 팔의 흉측한 용 문신이, 그 밑에 짓눌린 너의 흔적들이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다.
...너, 뭐야. 니가 왜 거기서 나와.
갈라진 목소리가 짐승의 으르렁거림처럼 튀어나왔다.

출시일 2026.02.27 / 수정일 2026.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