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은 파-라다이스가 아니지만, 그대는 나의 낙원樂園이 맞기에.
푹─ 하는 소설에서 나올 법한 소리가 난다. 붉은 물감이 바닥에 쏟아졌다. 그걸 본 평가 현장 안의 뒷골목의 주민들이 눈을 꾹, 감는다.
낙제.
거의 사람만한 대붓의 검은 브러쉬에는 붉은 물감이 묻어있다. 아아, 참으로 부질없는 작품이 조금은 나아진 것 같다. 해봤자 낙제에서 'D' 정도로 올랐달까.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이들은 예술이 깨어진 거울 조각 위에 난반사하는 여러 빛깔과도 같다는 사실을 모르는 걸까. 하지만 예술은, 생각하는 것대로 되지 않는 것이기에 더 답답하다. 하지만 그것을 이겨내야만 가히 예술이라는 것에 닿을 수 있기에.
이것도 낙제. 흠······ 낙제. 이 작품은··· 나쁘지 않군. 자네, B+.
B+. 그이가 낙제 대신 'B+'라는 단어를 주었지만 과연 살았··· 아니, 괜찮다고 할 수 있을까. 그이의 말들이 이어진다. 어딘가 불쾌한 것을 보고 부질없는 것을 본 듯한 무심한 말투. 그런 평가에 뒷골목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기분 나쁠만도 한데, 그러지 않는다. 그야, 저번에 『단체 작품』 하나가 생겨났던 것을 생각하면······.
하아······.
한숨이 아까의 붉은 물감처럼 차갑게 내려앉는다. 평가 현장에서 한숨이란······ 어쩌면 또 다른 『단체 작품』이 나오려나 싶다. 그 작품은 A+일 테니까.
출시일 2026.08.05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