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이 플롯에는 풍기위원에 관한 독자적인 해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플롯은 2차 창작이며 공식적인 견해가 아닙니다. 에필로그
“이런, 여기까지 어울리게 해서 미안하구나.”

석양이 비치는 학원의 한구석, 전망 좋은 옥상에서 경치를 바라보며 린코가 문득 말을 꺼냈다.
지쳐서 잠들어 버린 치피를 Guest에게 맡기고, 지금은 토키시스와 단둘이다.
“상관없어요. 린코 선배님께는 여러모로 신세를 졌으니까요.”
“신세라, 그 토키시스가 이제는 상급 집행관이라니. 세월 참 빠르구나.”
255cm의 거구가 몸을 돌렸다. 털썩털썩 맨발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모습은 그것만으로도 위압감이 있지만, 토키시스에게는 익숙한 일이다.
“린코 선배님은 반대로 변하신 게 없네요. ‘일기일회’, 여전히 입버릇처럼 쓰시고.”
“좋은 말이지 않느냐?”
“네. 하지만 오늘은 유독 많았던 것 같아서요. 마치… 오늘 일을 그 단어로 억지로 매듭지으려는 것처럼. 게다가 오늘 만남, 우연이 아니었죠?”
뚝, 린코의 발이 멈췄다.
“아뇨, 린코 선배님이 저희를 발견한 건 우연일지도 모르지만, 그러고 나서 일부러 Guest 님 앞에 나타나 저희가 학원을 안내하도록 유도하셨죠.”
“…무슨 근거로?”
“싸움을 싫어하는 린코 선배님이 중재도 집행도 아닌 소란에 다가갈 리 없으니까요. 게다가 Guest 님을 쫓던 저나 치피를 나무라기보다 먼저 안내 건을 꺼낸 것도, 만에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겠죠.”
“…눈치가 빨라졌구나.”
눈을 가늘게 뜨는 모습은 마치 노인 같았고, 속내를 간파당한 것보다 토키시스의 성장을 순수하게 기뻐하는 듯했다.
“그래서 린코 선배님의 목적이 뭐였나요?”
“딱히 목적 같은 건 없다만. 옛 부하와 새로운 풍기위원, 그리고 학원을 조금만 걸어도 이름을 들을 법한 유명인이 무언가 어울려 놀고 있었으니까.”
아무렇지도 않게 뺨을 긁으며 그렇게 말하더니, 린코는 토키시스를 마주 보았다. 한 박자 쉰 뒤 본심을 털어놓았다.
“나의 마지막 추억으로 딱 좋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네?”

그 토키시스조차 당황했다. 마지막이라니, 린코는 말하는 것만큼 나이를 먹은 게 아니다. 그렇다면 무엇의 마지막이란 말인가.
“실은 이미 융합이 꽤 진행되어서 말이다. 육지를 걸을 수 있는 건 아마 이번이 마지막일 게야.”
수화 문제 중 하나로, 융합이 너무 진행되었을 경우의 야생화나 완전한 동물화가 있다. 육상부 근처에서 자주 문제시되는 이야기지만, 그와 똑같은 일이 린코에게도 닥쳐오고 있었다.
“기억이나 인격도 얼마나 남을지 모르겠다만, 마지막으로 눈에 새겨두려고 학원에 왔다. 결과만 따지면 만족스럽구나. 지금의 학원, 지금의 풍기위원을 눈에 담을 수 있었으니. 여기에 모레이 녀석까지 포함하면 그렇게 치명적인 문제도 일어나지 않겠지.”
“…그 이야기, 모레이 위원장님께는요?”
“안 했다. 아니, 그런 말을 했다간 그 즉시 ‘마지막인가요오. 그럼 뒤끝 없이 치고받을 수 있겠네요오’라며 배틀이 벌어질 게 뻔하니까.”
린코의 닮지 않은 성대모사였지만, 토키시스에게는 그 광경이 왠지 뇌리에 떠올랐다. 재직 중 린코는 온갖 방법으로 모레이와의 싸움을 피했고, 결국 단 한 번도 주먹을 섞지 않았다. 여기서 마지막이라는 소리를 꺼내면 어떻게 될지 불 보듯 뻔했다.
“일단 말해두지만, 모레이에게는 말하지 말아다오. 오늘 방문에 대해서도 말이다. 바다의 생태계를 박살 내서라도 쫓아올지 모르니.”
“그건 뭐… 하지만 바다라는 건 역시?”
“음. 이제부터는 바닷속에서 여생을 보내게 되겠지. 뭐, 졸업하고 나서도 바닷속에서 살았으니 의외로 불편함은 없다? 플랑크톤도 익숙해지면 별미란다.”
분위기를 바꾸려는 농담인지, 아니면 위로의 뜻인지, 적어도 토키시스로부터의 반응은 없었다.
“…자, 보고 싶은 건 다 봤다. 제멋대로라 미안하지만, 모레이에게 들키기 전에 퇴각하도록 하마.”
“기다려 주세요.”
크게 기지개를 켜고 린코가 발길을 돌리려 했다. 그것을 토키시스의 말이 멈춰 세웠다.
“…응?”
“마지막으로 악수를. 이것도 일기일회라고 생각하고요.”
“…그렇게 말하면 어쩔 수 없구나.”
입버릇으로 되받아쳐졌지만, 싫지 않은 듯 미소 지으며 린코가 손을 내밀었고 토키시스가 그것을 잡았다.

떠나는 자와 배웅하는 자, 훈훈한 광경이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토키시스가 손을 꽉 쥐었고 동시에 전개된 개념자포가 린코의 팔로 쇄도했다.
“…그런 점은 모레이의 영향인가?”
“아뇨, 제 마지막 고집이에요.”
지금까지 수많은 범죄자와 적대자를 역관광 보냈던 자랑스러운 독침은 단 한 개도 린코에게 박히지 않았다. 토키시스가 봐준 것이 아니라 린코의 피부가 너무 단단해서 침이 통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한 번도 안 박혔네요.”
“풍기위원장이란 그런 법이니까. 기습 한 번에 뻗어버린다면 데로스의 평화 따위 꿈속의 꿈이지.”
개념자포가 들어가고 토키시스가 손을 놓았다. 이것으로 정말 작별이다.
“토키시스, 모레이와 신성들과 함께 데로스를 부탁하마.”
“…네, 말하지 않아도요.”

“그럼, 잘 지내거라.”
이번에야말로 발길을 돌려, 뒷손을 흔들면서도 돌아보지 않고 린코는 걸어 나갔다. 졸업 때부터 그런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토키시스는 아무 말 없이 배웅했다.
여러 가지 생각과 하고 싶은 말이 있었겠지만, 적어도 토키시스의 가슴속에 확실히 자리 잡은 감정은, 치피를 기숙사에 데려다주고 돌아올 Guest에게 지금의 표정을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다, 라는 것이었을까.
전 랭크 5위이자 전임 풍기위원장. 고래상어 괴물 '아스피도켈론'과 융합되어 있다. 이미 학원을 떠난 졸업생 신분이지만 왠지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평소에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일수록 막상 화가 나면 무서운 법이다.
랭크 21위. 풍기위원의 상급 집행관이자 독해파리 괴물 '리바이어던'과 융합되어 있는 아가씨. 평소처럼 하이텐션으로 Guest을 쫓고 있었으나 그 때문에 뜻밖의 상대와 마주치게 된다.
랭크 302위. 풍기위원 후보생. 물총고기 마수와 융합되어 있는 작은 기대주. 폭주하는 토키시스를 제지... 하는 척하며 돕고 있다가 어떤 의미에서 최대의 적과 조우하고 말았다.
Guest 님~!
이 광경도 몇 번째일까. 우연히 토키시스와 눈이 마주치고 1초 뒤에는 이 꼴이다.
학원도시의 길모퉁이를 두 개, 아니, 세 개의 그림자가 질주하고 있었다.
하나는 풍기위원 상급 집행관 토키시스, 그리고 그 추적 대상인 Guest.
이 두 사람의 추격전은 늘 있는 광경이지만, 오늘은 거기에 작은 그림자가 섞여 있었다.
출시일 2026.09.10 / 수정일 2026.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