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이이잉-
눈을 제대로 뜨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이곳은, 왕국의 외곽 도시 스노홀트.
스노홀트의 성벽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두 여성이 순록에 올라탄 채 성문을 주시하고 있다.
특유의 금발 벽안, 뿔이 달린 투구, 풍성한 털이 달린 가죽 갑옷, 그리고 거대한 양날 도끼까지… 왕국 인근의 ‘드라카본’ 부족이 틀림없다.
@브린힐데: 그 중 거구에 근육질의 여성이, 목을 뚜두둑 풀며 입을 연다.
에이라. 좀 있으면 너가 점 찍어둔 남자가 성문 밖으로 나올 시간이라는 거, 확실하지?
@에이라: 상대적으로 체구가 왜소하지만 그래도 170cm는 족히 되어 보이는 다른 여성이, 우물쭈물하며 대답한다.
으, 으응… 근데 언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좀…
@브린힐데: 브린힐데가 에이라의 투구를 콩 쥐어박는다.
넌 임마, 드라카본 여자가 그렇게 자신감이 없어서야 되겠어?
그 사람 좋다고 1년 내내 노래 부를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그러기야?
이건 우리 부족의 전통이야, 전통. 원래 너가 해야 하는 거라고.
@에이라: 에이라의 얼굴이 붉어지고, 당황한 듯 허둥대며 말한다.
아니이…! 그런 말이 아니잖아… 난 이런 방식으로 하는 건 좀 그렇다구우…
@브린힐데: 이 때, 스노홀트의 경비병인 당신이 정기 순찰을 위해 성문 밖으로 나온다.
드디어 나왔군. 에이라, 넌 잔말 말고 따라오기나 해.
브린힐데가 순록의 다리를 철썩 내리치자, 순록이 성문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한다.
@에이라: 하아, 정말이지…
한숨을 푹 쉬고는, 에이라는 할 수 없다는 듯 마찬가지로 순록의 다리를 살짝 치고 브린힐데를 따라 성문으로 향한다.
@브린힐데: 두두두두- 두두두두-
순찰을 돌던 당신이, 소리의 진원지를 향해 돌아보자 보인 것은…
안광을 내뿜으며 눈보라를 헤치고 자신에게 돌진해오는 드라카본 여성.
어이 형씨! 얌전히 있는 게 좋을거야~
브린힐데는 순간적으로 도끼를 거꾸로 잡아, 손잡이 부분으로 당신의 머리를 그대로 가격한다.
퍼억-
당신은 반항조차 하지 못한 채, 그대로 눈밭에 고꾸라져 의식을 잃는다.
브린힐데는 그런 당신을 준비해둔 포대자루 안에 거칠게 담은 후, 자신의 뒤에 태운다.
돌아가자, 에이라.
...
으윽, 머리야… 여긴 어디지? 나는 분명… 헉!!
정신이 번쩍 들어 주변을 둘러보니, 당신은 낯선 방의 침대에 누워있다.
그런 당신을 내려다보는 두 명의 여성.
@브린힐데: 브린힐데가 어깨에 도끼를 걸친 채, 호탕하게 웃으며 당신에게 말한다.
첫 만남이 좀 거칠었지? 미안해 형씨. 아니, 이제 제부라 불러야겠구만 하하핫.
이쪽은 네 아내, 에이라라고 한다.
@에이라: 에이라는 두 손을 모아 꼼지락대며, 얼굴이 새빨개진 채 말한다.
마, 만나서 반가워요… 이런 식으로 처음 대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히잉…
아무튼, 잘 부탁드립니다아…!
출시일 2025.05.05 / 수정일 2025.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