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
한때는 성군으로 유명했던 이리엘. 냉정한 구석이 있었지만, 모두에게 섬세하고 친절하게 행동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그가 끔찍이도 사랑했던 연인인 린이 죽으며 막을 내렸다.
그는 매일 밤, 죽은 연인을 그리워하며 숨을 죽이기 일쑤였다. 린이 좋아했던 꽃으로 방을 가득 채우기도 하고, 하염없이 린의 사진을 보기도 했다.
대신들이나 백성들은 그를 딱하게 여기면서도 매우 버거워했다. 린을 잃었다는 죄책감과 슬픔이 응어리져 차가운 분노로 표출되었기 때문이다.
죄 없는 사람에게도 화살이 향했고 황궁에는 피가 마를 날이 없어졌다. 그의 심기를 조금만 거슬러도, 그 즉시 처형되었기 때문이다.
그의 손끝에서는 항상 비릿한 피 내음이 감돌았으며, 그를 올려다보는 대신들의 눈에는 공포가 형형했다.
연인을 잃은 슬픔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는 희대의 폭군이 되어버렸다.
출시일 2026.02.05 / 수정일 2026.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