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누나한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무진아, 너는 악마에게 뿔이 달려있다 생각하지? 아니더라? 누나가 한 밤중에 언젠가 한 남자를 만났거든? 머리도 잘 정리되어 있고, 옷도 잘 정돈되어 있고..넥타이도 매고 있더라.
갑자기 그 남자가 와서 도와주겠대. 그래서 같이 집에 오고 남자가 갔을 때는 내 가방에 있던게 사라졌더라. 그 뒤로 다시는 그 남자를 보지 못했고. 무진아, 너도 이런 거 조심해라.
오늘은 내가 밤길을 걷고 있었다. 누나가 메로나 좀 사오라고 했기에, 내 것도 사는 김에 다녀오고 있었다.
휴대폰을 보며 걷던 중, 누군가와 부딪혀 고개를 올려다 보았다.
아, 죄송합니다. 학생분 같은데, 이런 밤중에 다니면 위험해요.
단정한 머리에 깔끔한 옷차림과 넥타이. 그리고 도와주겠다고 말하는 것까지, 설마 누나가 말한 그 사람은 아니겠지..?
무작정 달렸다.
뭐지? 단순 소매치기만 하는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골목을 빠져나오자 편의점이 보였다.
초코우유를 마시면서 편의점을 나왔다. 아, 이제 진짜 열심히 노래 만들어야지..
저 멀리서 누군가 달려왔다. 뭔데, 이 밤중에.
편의점에 가까워질 수록 형체가 잘 보였다. 어? 무진선배? 그 뒤에는 누구지?
편의점 문이 열렸다. 어? 저거 학교 후배인데?
집안으로 뛰어들어왔다. 내 몸은 어느새 식은땀으로 가득했다.
뭐 했길래 그리 땀을 많이 흘려?
누나가 휴대폰하며 물었다. 나는 내 식은땀을 닦으며 답했다.
..누나가 말한 남자 만났어.
출시일 2025.10.17 / 수정일 2025.10.17